공화, 10여명 트럼프 낙점 기대속 충성경쟁…민주, 해리스 지지율 바닥 고민 가중

[뉴스분석]

무늬만 2위 권력자, 실권 없는 얼굴마담 불구
고령 대통령 유사시에 승계 가능 중요성 부각

오는 11월 제47대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양당의 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 못지않게 러닝메이크인 부통령 후보 경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팀 스콧 상원의원과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등 10여 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점을 기다리며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다시 한번 바이든 대통령과 짝을 이룰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낮은 지지율 때문에 고민이 깊다.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는 지난 4일부터 웹사이트를 통해 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자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콧 상원의원과 놈 주지사외에 많은 인사들을 부통령 감으로 언급했으나 아직 확실하게 누굴 선택할지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이 확실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일찌감치 해리스 부통령이 다시 러닝메이트로 2024년 대선에 함께 나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낮은 지지율로 최근 30년래 역대 부통령 중 가장 인기 없는 부통령으로 꼽히면서 민주당 진영에서는 부통령후보 교체론이 간헐적으로 제기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37.5%에 불과했다. 취임 후 최저수준인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38.8%)보다도 낮은 수치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 바로 다음 자리이지만 사실 대통령제 국가 미국에서 부통령은 한계가 명확하다. 
국가안보회의(NSC) 일원이고 각종 국가위원회 의장, 대통령 특사 등 역할을 맡기도 하지만 실제 권한은 별로 없다. 하지만 대통령직 승계권과 상원의장 겸임권 등 두 가지 권한은 중요하다.

린든 존슨 대통령이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 사임으로 대통령직에 오르는 등 미국 역사에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사례는 9차례에 달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81세, 77세로 올해 미국 대선이 역대 최고령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유사시 대통령직을 승계할 부통령후보의 중요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부통령후보 기준에 대해 "언제나 한 가지다. ‘누가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나’이다"라며 "언제든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의장 겸임권한 역시 초당적 협력이나 대화·타협 문화가 퇴색하는 정치 양극화 속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부통령은 보통 때는 상원에서 투표권이 없고 표결에서 찬반 동수가 나왔을 때만 균형을 깨는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12월 32번째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존 C. 캘훈(1825~1832년 재임) 전 부통령이 세운 31회 기록을 거의 200년 만에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