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방사포 KN-25 가능성…"300㎞ 비행" 평양~계룡대 거리 해당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김준태 기자 =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달 14일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 33일 만의 도발 재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 도발로 보면 지난 1월 14일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이어 64일 만이며, 올해 들어 두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합참은 "오늘 오전 7시 44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은 300여 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최소 3발 이상이며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거리를 고려할 때 남측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30㎞, 전북 군산의 주한 미 제8전투비행단까지는 약 350㎞다.

합참은 당초 발사 원점을 '황해북도 상원 일대'로 언론에 공지했으나 이를 '평양 일대'로 정정했다. 상원동 미사일기지는 평양 순안공항과 약 50㎞ 떨어진 곳에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이 오전 7시 44분께 탄도미사일 2발, 오전 8시 21분께 1발을 각각 발사했으며 발사된 지 몇 분 만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당국은 북한 서쪽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3발 모두 최고 고도 약 50㎞로, 북동쪽으로 약 350㎞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측 분석대로 북한 미사일이 최고 고도 50㎞로 날았다면 탄도미사일과 비행특성이 유사한 초대형 방사포(KN-25)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러시아에 수출하던 것들을 훈련에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 연습 기간을 포함해 한 달 넘게 잠잠했던 북한이 도발을 재개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중요 정치 행사를 배려해 도발을 자제했다가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 시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군사·정치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는 대선을 치러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중국도 지난 4~11일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개최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내달 남한 총선과 김일성 생일(4·15),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25) 등 주요 정치 일정을 겨냥해 미사일 도발과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양회와 러시아 대선 등을 고려해 주변국이 불편해할 만한 도발을 자제하다가 러시아 대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탄도미사일을 쏜 모양새"라며 "북한이 최근 대외환경을 외교 코드에 잘 이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3∼4월 탄도미사일과 정찰위성 등을 빠른 속도로 실험하며 긴장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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