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위 가장 높은 직업은 뭔가' 물어봤더니…

[생·각·뉴·스]

직업능력연구원 5개국 대상 직업의식 조사
한국, '직업 귀천의식' 가장 높은 나라 꼽혀
"국회의원엔 기죽고, 일용직 근로자는 무시"


한국인들이 사회적 지위가 가장 높은 직업으로 국회의원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나라에 비해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인식이 가장 높았다.
이런 내용은 이달초 공개된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연구진은 지난해 한국·미국·일본·독일·중국 5개국의 만 18~64세 취업자 1500명씩(총 7500명)을 대상으로 15개 직업의 사회적 지위(직업 위세)를 5점 척도(‘매우 낮다’ 1점~’매우 높다’ 5점)로 매기도록 하는 설문조사를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사회적 지위가 가장 높은 직업으로 5점 만점에 국회의원(4.16점)을 꼽았다. 중국(4.22점)과 일본(3.59점)도 국회의원의 사회적 지위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한국인들은 국회의원 다음으로 약사(3.83점), 인공지능 전문가(3.67점), 소프트웨어 개발자(3.58점) 등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평가했다. 공장근로자(2.19점), 음식점 종업원(2.02점), 건설일용근로자(1.86점)는 13~15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소방관(3.08점)이 15개 직업 가운데 11위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과 독일에서는 소방관이 1위로 꼽혔다. 미국인들은 소방관에 3.93점을, 독일인들은 3.85점을 줬다. 반면 국회의원은 미국에서 12위(3.37점), 독일에서는 10위(3.32점)에 그쳤다.

한국은 조사국 가운데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인식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도 했다. 직업별 점수 격차를 살펴보니 한국은 1위(국회의원)와 15위(건설일용근로자)의 격차가 2.3점으로 조사국 가운데 가장 컸다. 한국 다음으로 1위와 15위의 격차가 큰 나라는 중국(1.68점)이었고 미국과 일본은 각 0.92점, 0.93점에 그쳤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한국 사회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업 귀천의식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 양극화 완화 및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여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며 “특히 경제·사회적 필요성이나 기여에 비해 정당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직종에 대한 경제·사회적 보상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조사에서는 자기 직업의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미국이 3.37점으로 가장 높았고, 독일 3.31점, 중국 3.08점, 한국 2.79점, 일본 2.68점이었다. 보고서는 “직업 위세에 대한 자기 평가 수준은 직업 자존감과 직결되고 이는 개개인의 직무몰입이나 직장헌신 등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며 “한국과 일본의 취업자들이 자신의 직업 위세를 낮게 평가한 것은 이들의 낮은 직업자존감을 일정하게 반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