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소매업체의 반품 물건 재판매점
카마리요, 코로나 등 LA 주변에 20여곳
정가 관계없이 매일이 블랙프라이데이
전미 소매 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따르면 지난해 미 전역에서 리턴된 상품은 약 7430억 달러 어치다. 온라인 구매는 17% 이상이 리턴됐다. 리턴된 상품들은 이후 어디서 어떻게 될까.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들 대부분은 리턴된 물건을 자체적으로 판매하지 않고 재고청산회사로 넘긴다. 청산회사는 이를 다시 소매 청산업자에게 판다.
소매 청산업자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이 매장을 빈 스토어(Bin Store)라고 통칭한다. 소비자는 당연히 엄청난 할인가로 구매하고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미국 전지역에서 빈 스토어가 뜨고 있다.
'빈'이란 큰 상자라는 뜻으로 실제 빈 스토어에 가면 큰 상자안에 물건을 가격대 별로 집어 갈 수 있게 해놨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도 대략 100여개 정도의 빈 스토어가 있다. LA 주변에도 한인 거주 지역과 멀지 않은 곳에 20여개가 있다. 콘턴, 볼드윈파크, 포모나, 애너하임, 아주사, 코로나, 카마리요 등에 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팜스프링스 쪽으로 넘어 가면 20여개 점포가 더 있다. 가게 이름은 빈 스토어라고 쓰지 않지만 모두 빈 스토어에 함께 검색된다.
빈 스토어를 경험한 앨리사 강(47·)씨는 "어마어마한 물건과 가격에 신천지였다"고 기억했다. 강씨는 "전자제품 좀 볼까해서 갔다가 원래 가격에 10% 정도 주고 거의 새 것인 아들의 플레이스테이션을 구입했다"며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갔을 때는 '이거 뭐지'하는 생각이 드는 가격의 물건들이 제법 있었다"고 말했다. 또 "10달러, 8달러 박스를 따로 놓고 판매해 그런것도 편리했다"고 덧붙였다.
폰타나에 거주하는 제레미 김(48)씨는 "이런 가게는 소문나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면서 "물건이 들어오는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날만 잘 잡으면 백화점 쇼핑 20% 정도만 주고 아주 좋은 물건을 가져올 수 있더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텍사스주 패서디나의 '더 리틀 디포'의 소식이 휴스턴 CBS 뉴스를 통해 보도 되고, 20일 CBS모닝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미전역에서 관심이 더 커졌다.
휴스턴의 '리틀 디포' 매장 모든 물건은 정가에 관계없이 10달러다. 한 쇼핑객은 10달러에 구입한 비츠 헤드폰을 구입해 나왔다. 원래 가격은 수백달러다. 노트북과 400달러가 넘는 공기 정화기도 있고 잔디 깍는 기계, 그릴, 전동 공구 등이 최대 80% 할인돼 나와 있었다.
빈 스토어가 인기를 끌면서 비즈니스 영역도 새로 생겼다.
빈스토어 상품을 구입한 뒤 이익을 남기고 재판매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콘솔 게임을 10달러에 구입했는데, 이를 재판매할 경우 운이 좋으면 1600달러에 팔 수 있다.
캘리포니아 빈 스토어의 경우 텍사스와는 가격이 좀 달랐다. 그래도 가성비가 높은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엘리가 강씨는 "물건이 들어오는 대로 없어지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지만, 기존에 자주 이용했던 로스나 중고를 파는 굿윌에 비해 가성비도 좋고 만족도도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