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30% 줄었는데 전공자 40% 증가
평균 150여개 일자리 지원, 구직 힘들어
올해 전반적 대졸자 취업시장 '좁은 문'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사이언스(컴사) 전공이 어느 때보다 인기가 높지만, 전공자들은 예전과 달리 테크업계 취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공격적으로 인원을 늘리던 빅테크가 신입사원 채용은 물론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데 반해 전공자들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웹사이트 인디드(Indeed)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직무의 채용 공고는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30% 감소했다. 학생 채용 플랫폼인 핸드셰이크(Handshake)에서 최근 테크 기업의 정규직 채용 공고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했다.

반면,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들은 크게 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컴퓨터와 정보 과학을 전공하는 미국의 학생 수는 2023년 현재 6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5년 만에 40% 증가한 수치다. 이 전공의 학사학위 취득자는 2021년 10만명을 넘어서며 10년 전보다 140% 증가했다.

전국대학생정보연구센터에 따르면 컴퓨터 및 정보 과학은 4년제 대학에서 네 번째로 인기 있는 전공으로, 2018년과 2023년 사이 전공자수는 약 44만4천명에서 62만8천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올해 졸업생들의 취업 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컴퓨터 사이언스의 경력 개발 책임자인 스테파니 존슨 씨는 "학생들이 평균 150개 이상의 일자리에 지원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많은 학생이 여전히 채용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학교의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들은 여전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페이스북이나 구글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전미대학경영자협회(NACE)에 따르면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 연봉은 7만5천 달러로 높지만, 올해 인상 폭은 2.7%에 그쳐 NACE가 검토한 8개 분야 중 가장 적은 폭이이었다.

한편, NACE는 올해 대학 졸업생들의 채용이 지난해에 비해 5.8%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졸업생 다수가 불확실성이 커진 취업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NACE가 2015년 회원사 고용주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세로 이 조사에서는 제약사, 전자제품 제조업체, 금융 및 보험 분야의 채용 축소가 고용 감소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