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피해 주고 멕시코로

중남미의 카리브해 동쪽 섬 지역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상륙해 큰 피해를 내며 멕시코를 향해 이동 중이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허리케인의 5개 범주 중 두 번째로 강한 4등급 허리케인 베릴이 이날 남동부 카리브해에 있는 윈드워드 제도에 상륙했다. 이 허리케인 강풍의 최대 시속은 240㎞로, 가장 강력한 5등급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지역에서는 통신이 두절되고 교회와 학교 등 건물의 지붕이 뜯겨져 나갈 정도로 심하게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 허리케인은 매우 위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 지역의 주요 섬들인 바베이도스와 그레나다, 토바고,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등에 허리케인 경보가 발령돼 주민과 방문객 수천 명이 집이나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바베이도스에는 지난 주말 크리켓 월드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이 강풍에 따른 항공편 취소로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 예보관들은 베릴이 지나가는 지역에 최대 3m 높이의 폭풍 해일이 치솟고 일부 지역에는 2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베릴은 서쪽이나 북서쪽으로 이동해 오는 3일 자메이카 부근을 지나고 5일 오전께는 멕시코 유카탄반도 부근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 허리케인이 오는 주말 멕시코만으로 이동해 멕시코 북동부나 미국 걸프 연안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관들은 전했다.
베릴은 강력한 4등급 이상의 허리케인 중에는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허리케인 시즌에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17∼25개의 폭풍이 발생할 것으로 지난 5월 예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