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 호소했지만 공화당도 난색
트럼프 '충성파 장관 인선' 첫 낙마
'성폭행' 국방 등 논란 후보 수두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으로 인준이 불투명해지자 전격 사퇴했다.
게이츠 전 의원은 21일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 인준이 트럼프 정권 인수의 중요한 과업에 불공평하게 방해가 되고 있다는게 분명하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게이츠 전 의원은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와 마약 남용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상원 인준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의원 시절 성매수와 마약 사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았는데 법무장관에 지명되자 곧바로 의원직을 사퇴해 윤리위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이후 그가 두 명의 여성에게 성관계의 대가로 수십차례에 걸쳐 1만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하원 윤리위 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게이츠 전 의원이 전날 연방 상원의원인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의회를 찾아 법무부 장관 인준 권한을 지닌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으나 인준에 필요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19회 연방 상원의 의석 분포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인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 4명만 이탈해도 인준이 불가능한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수잔 콜린스(메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존 커티스(유타) 등 최소 4명이 게이츠의 인선에 완강히 반대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열렬히 지지해온 게이츠를 법무부 장관에 앉혀 바이든 정부에서 이뤄진 자신에 대한 모든 수사를 백지화하면서 법무부를 공화당 조직으로 재편하려고 했다.
한편, 게이츠 전 의원이 사퇴했지만 논란에 휩싸인 장관 지명자들이 여전히 많아 추가 사퇴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성폭행 의혹에 휩싸여있다. 그가 2017년 공화당 여성 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으며 사건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여성에게 거액을 지급했다는 것이 골자다.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프로레슬링계 거물 린다 맥마흔도 성 관련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가 남편 빈스 맥마흔과 함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할 당시 10대 링보이들이 WWE 고위 임원들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전직 링보이 5명이 맥마흔을 상대로 지난달 민사소송을 내면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경우 공중보건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을 제기한 전력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반백신 단체를 설립해 20년 동안 백신 반대 운동을 해온 그는 '자폐증이 백신에서 비롯된다' '백신 접종이 홀로코스트와 같다'는 주장을 펼쳤고 도로에서 발견한 새끼 곰 사체를 뉴욕 센트럴파크에 유기하고, 고래 사체의 머리를 자른 기행을 벌인 일화도 있어 상원 인준 과정에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