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자살 시도용 쌍권총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가 자살 시도에 이용하려던 쌍권총이 180만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 권총 두 자루는 이날 파리 오세나 경매장에서 169만 유로(약183만772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애초 120만~150만 유로(약 130만~163만달러)에 팔릴 것이란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이다. 새 주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쌍권총은 파리의 총기 제작자인 루이 마린 고셋이 만들었다. 금과 은으로 장식돼 나폴레옹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날 경매에는 권총뿐만 아니라 보관 상자와 화약통 등 다양한 액세서리도 함께 나왔다.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 실패 후 결성된 대불동맹에 패배해 퇴위한 직후인 1814년 4월 12일 밤 퐁텐블로성에서 이 권총들로 자살하려 했다. 이를 눈치챈 측근 아르망 드 콜랭쿠르가 화약을 미리 빼놓아 나폴레옹의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독약을 이용한 자살시도 역시 실패했다.
나폴레옹은 결국 이탈리아 반도 근처 엘바 섬으로 유배됐다. 1815년 탈출해 다시 황제에 즉위했으나 영국·프로이센·러시아 등을 상대로 벌인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뒤 대서양의 오지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추방돼 말년을 보내다 1821년 병사했다.
나폴레옹에게서 쌍권총을 받은 콜랭쿠르 대좌는 가문 대대로 이 물건을 보관해 왔다. 프랑스 정부는 경매 전날인 지난 6일 해당 권총 두 자루를 국보로 지정하고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30개월간 새 소유자에게 매수 제안을 할 수 있다. 소유자가 이 제안을 거부할 수도 있다. 가치와 연식과 관계없이, 국보로 분류된 문화재는 일시적으로만 프랑스에서 반출될 수 있고, 반드시 반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