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도네츠크 배치설 이어 "러, 북한군 부대 편성중" 보도까지

'북러조약' 비준 초읽기…"북한군 배치 위한 법적 정당성"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반서방 연대를 기치로 한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설이 또다시 제기됐다.

북한이 파병한 것이 사실이라면 양국은 올해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을 고리로 실질적인 군사동맹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15일(현지시간) 자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대 예상병력은 약 3천명으로 현재 소형 무기와 탄약을 보급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공격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에 배치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라는 매체는 더 나아가 북한이 군인 1만명을 러시아에 보냈다는 서방 외교관의 전언을 보도했고,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북한군 18명이 쿠르스크주와 브랸스크주 경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7㎞ 떨어진 지점에서 부대를 이탈했다고 전했다.

북한군 파병설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서 사망한 러시아 측 군인 20여명 중 북한군 6명이 섞여 있었다는 우크라이나 언론 보도가 나온 후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조약 비준을 위한 연방법 초안을 하원(국가두마)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북한 병력의 우크라이나전 투입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러조약에는 쌍방 중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체결 당시 북러 관계가 군사동맹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북한의 실제 파병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파병은 북러와 서방 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는 소재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북한의 파병설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북한군을 배치하기 위한 법적인 정당성을 위해 북러조약의 '상호 방위' 조항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SW는 푸틴 대통령이 국내 반발을 의식해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한 동원령을 내리지 않고 '비밀 동원'이나 '자원군 형성'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면서 "북러조약에 따라 북한 병력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광범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ISW는 러시아가 북한군 3천명으로 구성된 대대급 부대를 편성 중이라는 보도가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소규모 북한군 부대가 도네츠크 근처에서 작전 중이라는 보고들은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력 도발에 따른 국제적 고립 속에서 반서방 기치로 강하게 뭉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러시아도 북한 편에서 한국 때리기에 가세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무인기 사건에 대해 "서울의 이러한 행동은 북한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독립 국가의 합법적인 국가·정치 체계를 파괴하고 자주적으로 발전할 권리를 박탈하기 위한 내정간섭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러조약의 내용에 대해 "안보 보장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협력을 전략적으로 심화한다는 것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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