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X· 스페이스X 본사 텍사스로
성소수자 학생 법안이 마지막 결정타"
HP·오라클·팰런티어·CRBE도 타주로
2021년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팬데믹 방역 조치 등에 불만을 갖고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주로 옮겼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소셜미디어기업 X(옛 트위터)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 본사도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캘리포니아의 진보적 인종· 성소수자 평등 및 포용 정책을 더는 참지 못하겠단 이유다.
머스크는 16일 자신의 X 계정에 "스페이스X 본사를 이제 캘리포니아 호손에서 텍사스 스타베이스로 옮기고 엑스의 본사도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본사 이전 이유로 전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서명한 성소수자 학생 보호법 AB1955를 들었다. 이 법은 캘리포니아에서 학교 당국이 교직원에게 학생의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본인의 허락 없이 학부모를 포함한 다른 사람에게 알리도록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 법이 회사를 옮기는 마지막 결정타가 됐다"며 "1년 전쯤 뉴섬 주지사에게 이런 법들이 가족과 기업이 그들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큰아들 자비에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뒤 자신과 절연하자, 성소수자 등과 관련해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교육정책을 수시로 비난해왔다.
머스크는 또 "빌딩을 드나들 때마다 폭력적인 마약 중독자 무리를 피하는 것도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캘리포니아 엑소더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각종 규제와 높은 세율은 물론 가주 사회 전반을 주도하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에 바탕한 진보적 정책에 대한 반발로 기업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기업의 캘리포니아 엑소더스는 지난 5년간 진행돼왔다. 2019년 휴렛팩커드(HP), 2020년 팰런티어와 오라클, 2021년 CRBE 등이 모두 텍사스와 콜로라도 등지로 본사를 이전했다. 캘리포니아의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올해 초 기준 13.3%에 달하며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텍사스는 주 단위의 개인소득세와 법인세가 없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범죄 노출률은 10만 명당 495명으로 최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등을 중심으로 마약 중독자가 급증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분기(4∼6월)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공실률은 34.5%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의 33.9%를 웃도는 사상 최고치다. 1년 전 동기(28.1%) 대비 6%포인트 이상 오르고 코로나19 기간 이전(5%)보다 30%포인트 가까이 급상승했다.
실리콘밸리의 한 빅테크 업체 개발자는 "트랜스젠더 남성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회사 남자 화장실에 탐폰이 비치돼 있고 회사 지원 과정에서 성별 선택지만 열 개가 넘었다"며 "캘리포니아의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 주의에 거부감을 느끼는 기업 분위기가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