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도 날 그리워할 것…핵무기 가진 자와 잘 지내면 좋아"
"유럽·중동 이어 한국 등 아시아서도 갈등 증가…3차대전 경계"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혀 북미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면서 "언론은 그것을 싫어했다. 어떻게 그와 잘 지낼 수 있느냐고 했다"며 김 위원장을 소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 등 모두 3차례 회동했다.
두 번째 정상회담이었던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실질적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이후에도 이른바 '러브레터'로 부르는 친서들을 주고받으며 김 위원장과 개인적 친분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몇 차례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하지만, 나는 그들과 잘 지냈으며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제 북한은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기를 바랄 것이고, 그가 나를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내가 집권하면 미국은 다시 존중받게 될 것이며, 어떤 나라도 우리의 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적도 우리의 힘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집권 1기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등 이른바 '독재자'들과 밀착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미국의 전통적 동맹과는 계속 마찰을 내서 동맹을 중시하지 않고 적들과 더 친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어 연설에서 그는 국제적 위기를 거론하며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대만과 한국,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구는 3차 세계 대전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현 (바이든) 행정부가 만들어낸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정부에서 최대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과 관련해선 "중국은 핵무기를 만들고 있으며, 핵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의 안보 위협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은 이제 대만 주변을 돌고 있다"며 "러시아는 쿠바에서 60마일 떨어진 곳에 핵잠수함을 배치하고 있는데 아무도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