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주지사, 철거 행정명령 서명
지방정부에 긴급한 조치 실행 촉구
LA 시장 "쫓아내는 건 별 효과 없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5일 주 정부 산하 기관과 관련 부서에 노숙자 캠프를 철거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연방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인용하면서 "주 정부 자원을 활용해 긴급하고 도의적인 차원에서 노숙자 캠프를 철거하는데 더 이상의 장애물은 없다"며 "지역 사회의 위생을 저해하고 주민들을 화재와 범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는 노숙자 캠프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주 내 시와 카운티 등 지방 정부에도 강요할 수는 없지만 노숙자 캠프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를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오리건주 소도시 그랜츠패스의 노숙자 벌금 정책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랜츠패스 시 당국은 시내 공원에서 노숙하는 사람에게 295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를 제정해 노숙자 옹호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했는데, 연방 대법원이 시 당국의 조처가 합당하다고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판결이 나온 직후 뉴섬 주지사는 "지난 수년간 지방 공무원들의 손을 묶고 지역사회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상식적인 조치를 이행하는 데 제약이 됐던 법적 모호성이 제거됐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이날 뉴섬 주지사의 행정명령과 관련해 홈리스 문제 해결에 캠프 철거는 별 효과가 없다며 LA시의 홈리스 대응 입장에 별 다른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배스 시장은 성명에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LA 노숙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들을 범죄화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와 서비스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접근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노숙자들을 한 동네에서 다른 동네로 이동시키거나 주거시설 제공 대신 티켓을 발부하는 전략은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올해 LA시 노숙자 수는 4만 5천252명으로 집계되며 6년 만에 첫 감소세를 보였다. LA노숙자 서비스국은 특히 LA시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 수가 지난해 보다 10% 이상 줄었다며 인사이트 세이프 프로젝트 등 시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의 2022년 12월 통계 기준 캘리포니아주의 노숙자 수는 17만1천521명으로, 미국 전체 노숙자 수(58만2천462명)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가주는 전국에서 노숙자 수가 가장 많은 주이고 LA시는 전국에서 노숙자 수가 가장 많은 도시다.
한편, 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노숙자 캠프를 철거하는 작업이 장기적인 관측에서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드연구소 연구진들은 노숙자 야영지를 철거한 직후에는 노숙자 수가 확실히 감소한 수치를 확인했지만 불과 한두 달 안에 원래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