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 재스퍼 절반 잿더미
한때 관광객 2만6천명에 대피령
업체들, 대체 여행지 변경 운영해
산불 장기화 우려 속 사태 주시
캐나다 서부에서 수백건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한인들도 자주 찾는 로키산맥의 주요 관광도시인 재스퍼의 절반이 잿더미로 변할 정도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재스퍼를 포함해 캐나다 로키산맥 지역에 여행단을 보낸 한인 여행업계는 산불 지역 피해 대체 여행지로 관광 코스를 긴급 변경하는 등 산불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긴장하고 있다. 자칫 산불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9월 노동절 연휴로 이어지는 여행 특수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 서부의 산불이 심상치 않다. 25일 뉴욕타임스(NYT)와 BBC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 당국 관계자들은 캐나다 로키산맥에 인접한 재스퍼 시로 번진 불길이 도시의 절반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재스퍼는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최대 규모인 재스퍼 국립공원의 상업 중심지인데다 인근 밴프 국립공원과 함께 로키산맥의 주요 관광지로 꼽히며, 매년 250만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지역이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재스퍼 국립공원과 재스퍼 시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이곳을 방문하고 있던 한인을 포함한 관광객과 주민 등 2만5천여명은 인근 안전 지역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한인 여행업계에는 이번 산불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캐나다 로키 여행 상품은 한인 여행업체의 주요 상품 중 하나인데다 산불이 확산되는 시점에 여행단을 보낸 상태이기 때문이다. 주요 한인 여행업체들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사고 등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재스퍼와 인근 지역이 여행 코스에 포함되어 있어 대체 여행지로 변경해 운영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재스퍼 지역을 피해 대체 지역을 관광하는 코스 변경만 있었을 뿐 여행객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일정 대로 관광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US아주투어와 푸른투어도 상황은 비슷하다. 푸른투어의 박태준 이사는 "여행지가 산불 피해 지역과 거리가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불편함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인 여행업체들이 우려하는 것은 산불이 장기화하는 경우다. 캐나다 로키 여행은 6월에서 9월까지가 최적기인데다 미서부 여행 상품과 함께 인기 높은 여행 상품이다. 산불이 장기화하면 한시적 특수를 놓칠 수 있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게 한인 여행업체들의 바람이다.
푸른투어 박 이사는 "현재까지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는 없다"면서 "그래도 심리적으로 빨리 캐나다 산불이 잡혀 걱정 없이 여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삼호관광 신 부사장도 "캐나다 로키 여행 상품은 스테디셀러로 중요한 여행 상품"이라며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대안 계획을 세우면서 산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