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적립금 받았다' 게시글도…판매업체 '블랙리스트' 돌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차민지 기자 = "아직 저는 취소 안 됐어요", "카드사는 아무것도 안 하는 건가요"

31일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모여있는 오픈 채팅방에서는 환불 처리를 두고 답답하다는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환불 신청을 받은 간편결제사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환불받았다는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카드 결제 취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카드사 결제 취소는 '티몬·위메프→PG사→카드사→소비자' 순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 초기에 PG사가 카드 결제 취소를 막으면서 소비자들의 환불 길이 한동안 막혔었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PG사 11곳 가운데 8곳은 지난 29일부터 소비자에게 직접 카드 결제 취소 요청을 받고 있다.

다만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데다 신청자의 개별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다.

PG사는 결제 취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매내역과 함께 구매 상품·서비스 이용 여부, 계좌입금 등 다른 방식으로 앞서 환불이 처리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G사로부터 '최종 처리불가' 안내를 받았다는 한 피해자는 "증빙자료 미비로 위메프 구매내역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구매내역 첨부해서 다시 제출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도 이용대금 이의제기와 할부계약 철회 및 항변권 신청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2∼3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환불 신청을 했더니 위메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이 들어왔다는 글이 올라와 진위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 글 작성자는 "위메프에 환불 계좌를 입력해놓고 카드사에 취소 신청을 했는데 (위메프) 적립금 200만원이 들어왔다"며 "카드사는 위메프에 전화하라고 하고, 위메프는 전화를 안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고객 환불이 더디게 진행되다 보니 여행이 임박한 피해자들은 여행사에 상품을 재결제해 비용을 배로 내고 여행을 가거나, 여행을 포기하고 있다.

당장 사흘 뒤인 다음 달 3일 일본 여행을 떠나는 박모씨는 티몬에서 환불받지 못한 채 여행사 노랑풍선에 재결제를 했다. 티몬에 환불요청과 카드사에 이의신청했지만, 결과를 기다리라는 답변만 받았다.

다음 달 14일 출발하는 여행상품을 하나투어에서 결제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는 "재결제하기에는 금액이 570만원이라 너무 부담스러워서 휴가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판매처와 카드사, PG사의 대응 방식을 두고 만든 '블랙리스트'도 돌아다닌다. 여행사, 숙박 등 여행 관련 업체만 40여개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환불은 티몬 가서 받으라고 하고 재결제하라는 여행사들도 얄밉다", "카드사는 손해 보기 싫고, PG사는 왜 우리만 손해 보냐고 하는 꼴"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aeran@yna.co.kr

cha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