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도 없는 코인 발행해 뒷돈 주고 상장
허위 홍보로 가격 띄우고 800억원 편취
수사 들어오자 밀항하려다 해경에 체포
대규모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 시세조종으로 800억 원 가까이 가로챈 혐의를 받는 주가조작 사범 '존버킴' 박 모(42)씨가 재차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1일 포도코인 사기 범행 총책인 박씨를 사기·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범행을 도운 코인업체 동업자 A(38)씨는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실체가 없는 코인 '포도'를 발행하고 가상화폐거래소 임직원에게 뒷돈을 주고 상장했으며 코인 가격을 인위적으로 띄운 뒤 전량 매도해 809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실제로 얻은 이익은 216억 원으로 추산된다. 매도 대금을 사적으로 사용해 코인 발행업체인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박씨는 수사기관이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자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목포 해경에 붙잡힌 바 있다. 이에 박씨는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7개월간 복역하다 지난달 17일 만기 출소했지만 서울남부지검 측이 즉각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재차 구속됐다.
과거 코인 업계에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과시해 이른바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얻은 박씨는 포도코인이 믿을 수 있고 잠재력 있는 투자 대상인 것처럼 허위 홍보를 했다. 박씨는 고급 호텔 등에 시세조종팀과 리딩방팀을 꾸려 분산 상주시킨 뒤 주도면밀하게 역할을 분배하는 등 조직적인 범죄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포도코인 개벌업체는 12명의 개발자와 함께 충분한 재정을 투입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것처럼 알려졌지만 사실 대표와 직원 1명으로 구성된 빈 깡통 회사였다.
검찰은 올해 6월 박씨가 범죄수익으로 구매한 초고가 차량들을 숨겨둔 외딴 시골 창고를 알아내 하이퍼카 및 슈퍼카 13대, 오토바이 1대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압수 차량은 부가티 디보(추정가 73억 원),페라리 라페라리(추정가 46억 원)를 비롯해 최소 6~7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중 박씨 명의의 차량은 몰수보전 명령을 받아 처분금지 조치했고 차명으로 보유하거나 리스계약을 체결한 차량 역시 몰수보전을 청구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