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우세지역이 집중 타깃…공화당 지역은 1조원대만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연방정부 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셧다운'을 민주당 우세 지역에 대한 정치보복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셧다운 이후 2주간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하거나 취소한 예산 지원 내역을 자체 분석한 결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주요 도시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NYT 분석에 따르면 2주간 민주당 우세 지역의 200개 이상 프로젝트에 배정됐던 272억4천만달러(약 38조7천억원)가량의 예산 지원이 동결되거나 취소됐다.
반면 공화당 우세 지역에 대한 예산 동결은 7억3천870만달러(약1조5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뉴욕과 시카고,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우세 지역에 대한 교통 인프라 개선과 청정에너지 투자, 전력망 업그레이드 지원금 등이 손질 대상이 됐다.
일례로 뉴욕의 지하철과 허드슨강 터널 등 교통인프라 개선 사업에 배정됐던 지원금 180억달러(약 25조6천억원)가 동결됐다.
뉴욕주는 민주당 소속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사람이 연방정부 전체를 인질로 잡고 정부를 셧다운시켰다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부 사업부터 예산을 줄이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해왔다.
시카고의 대중교통 현대화 지원금 21억달러(약 2조9천900억원)도 지급이 보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단속과 관련해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가 이민단속국(ICE) 직원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시카고는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데 오바마케어(ACA)에 대한 입장차가 이번 셧다운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셧다운 이틀 후 16개 주의 223개 에너지 프로젝트에 승인됐던 76억달러(약 10조8천억원)의 지원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14개 주가 민주당 주도 지역이었다.
NYT는 지원금이 동결된 프로젝트가 주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지역과 관련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치적 동기를 의심케 한다고 짚었다.
셧다운은 14일로 3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양측은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이 오히려 연방기관을 축소하고 정부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추가적인 삭감도 예고했다.
NYT는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예산 삭감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던 오리건주 포틀랜드가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