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38세 여성 윌콕스, 기네스 기록
매일 14시간씩 달리며 4개 대륙 밟아

영국 BBC는 미국의 38세 사이클리스트인 라엘 윌콕스가 자전거를 타고 108일에 걸쳐 2만 9169㎞를 달려 '여성 자전거 세계일주'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이 분야의 이전 기록은 스코틀랜드 출신 제니 그레이엄이 2008년 작성한 124일이었다.
기네스 규정에 따르면, '자전거 세계일주(ride around the world)' 기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전거로 이동하는 최소 거리가 2만8970㎞를 초과해야 한다. 비행기, 배, 대중교통을 포함한 라이더의 전체 이동 거리는 지구 적도 둘레인 4만㎞를 달성해야 한다. 또 라이더는 항상 같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며, 출발한 장소에서 종료해야 한다.
월콕스는 지난 5월 28일 미국 시카고에서 출발해 4대 대륙 21개국을 거쳐 11일 오후 9시쯤 시카고로 다시 돌아왔다.
월콕스는 시카고에서 뉴욕으로 향했고, 뉴욕에서 비행기로 유럽의 가장 동쪽인 포르투갈로 이동했다. 이어 북쪽을 향해 달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갔고, 독일을 거치고 알프스를 넘어 발칸반도로 이동했다. 그리고 튀르키예를 넘어 조지아까지 여행했다.
그 다음엔 호주로 날아가 퍼스에서 남해안을 따라 브리즈번까지 라이딩을 한 뒤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탔다. 뉴질랜드의 북섬과 남섬을 다 돌고 난 후엔 자신의 고향인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로 날아갔다. 태평양 연안을 따라 밑으로 로스앤젤레스까지 페달을 밟았으며 66번 국도를 타고 시카고로 돌아왔다. 자전거 주행 기록은 총 108일 12시간 12분, 2만9169㎞였다.
윌콕스는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는 4000마일 자전거 경주인 트랜스암에서 우승한 최초의 여성 사이클선수이며, 록키 산맥을 넘어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험난한 레이스인 투어 디바이드의 신기록도 가지고 있다.
윌콕스는 하루에 최대 14시간까지 자전거를 탔다. 전문가들은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는 장거리 라이더의 경우, 하루에 6000 칼로리에서 최대 1만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자전거 잡지 사이클링 위클리의 북미판 편집자 앤 마리제 룩은 "108일 연속으로 그런 힘든 날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라고 말했다. 윌콕스는 자전거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매일 팟캐스트를 통해 여행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