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권력 논란에 결국 사임
지난달 2일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정도로 '문고리 권력' 의혹에 휩싸였던 수 그레이 전 영국 총리 비서실장(67)이 6일 사퇴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그레이 전 실장은 "최근 내 직책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정부의 개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총리 특사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 비서실장에는 집권 노동당의 선거전략을 총괄했던 모건 맥스위니 총리실 정치 전략 책임자가 낙점됐다.
그레이 전 실장은 30년 이상 '내각 공직자 윤리' 전문가로 활동한 공무원 출신이다. 제1야당 보수당 소속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 기간 방역 지침을 어기고 파티를 벌였다는 이른바 '파티 게이트' 조사를 2022년 주도해 명성을 얻었다.
이를 눈여겨본 스타머 총리가 지난해 9월 그를 영입했다. 이후 스타머 총리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노동당이 올 7월 총선에서 승리한 후 스타머 총리의 인사, 주요 정책 설정 등에 깊이 관여했다.
하지만 그레이 전 실장이 다른 관료들의 총리 면담을 막는 등 권력을 과하게 행사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 BBC방송이 "그레이 전 실장의 연봉이 17만 파운드(약 3억 원)로 총리보다도 3000파운드가 많다"고 보도하며 논란이 커졌다. 17만 파운드는 리시 수낵 전 총리의 비서실장 연봉보다 약 20% 많은 액수다.
스타머 총리와 부인 빅토리아 여사는 최근 축구 경기 및 콘서트 티켓, 고급 의류 등 공짜 선물을 수수한 사실로 큰 질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