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아버지' 구글 딥마인드 CEO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개발 업적
베이커-허사비스-점퍼 3인 공동 수상
챗GPT 토대 만든 힌턴에겐 물리학상

인공지능(AI)이 노벨상을 휩쓸고 있다. 노벨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의 주인공도 AI였다. 기초과학에서도 AI의 공로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과 관련된 인물이 3명이나 노벨상을 수상한 점도 이변으로 꼽힌다.
9일 노벨위원회는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디렉터 그리고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이세돌 9단을 꺾은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개발자이며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주역이다. 화학자가 아닌 컴퓨터 과학자가 노벨 화학상을 탄 것도 극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단백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려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 한다. 올해 수상자들은 여기에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고 평가하면서 "베이커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을 설계하는 거의 불가능한 일에 성공했고, 허사비스와 점퍼는 단백질의 복잡한 구조를 예측하는 난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AI) 알파폴드 모델을 개발해 2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베이커 교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단백질을 직접 설계해 만드는 연구를 통해 업적을 쌓아 오랫동안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던 석학이다. 단백질 설계를 통해 신약이나 효소를 만들어 내고, 단백질이 어떻게 생겼을지를 예측하는 연구에 매진해 왔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허사비스와 존 점퍼의 AI 연구가 그의 팀에게 엄청난 힘을 줬다"면서 "허사비스와 존 점퍼가 단백질 구조 예측에 대해 뚫어낸 돌파구는 정말로 AI가 가질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AI 방법론을 단백질 설계에 접목하도록 해줬으며, 힘과 정확성을 크게 키워줬다"고 말했다.
허사비스는 영국 출신으로 4세부터 체스 신동으로 15세 때 고교 과정을 마쳤고 17세에 수백만 개의 판매량을 올린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한 천재 게임광이다. 게임을 좋아했기에 바둑이나 비디오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컴퓨터, AI에 눈을 돌리며 업계의 판도를 바꿔놨다. 
전날에도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머신러닝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AI의 대부 힌턴 교수는 구글의 AI 조직인 구글 브레인 출신이다. 노벨위원회는 "컴퓨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줬다"며 수상 배경을 밝혔는데, 이날도 생화학 난제를 푸는 데 기여한 AI의 과학적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