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측 '푸에리토리코=쓰레기섬'에
바이든 '트럼프 지지자=쓰레기' 파문
해리스, 해명 안간힘 사태 수습 '비상'
초박빙 접전 양상이 이어지는 대선판이 때아닌 '쓰레기 발언'으로 요동치고 있다.
논란이 되는 '쓰레기(garbage)' 발언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시기 남부 국경을 통한 이민자 유입 급증 문제를 비판하면서 먼저 사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애리조나에서 행한 유세에서 "우리(미국)는 전 세계의 쓰레기통(Garbage can) 같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 중남미 국가의 범죄자들이 미국에 불법으로 침입해 치안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해왔기에 큰 논란이 없었지만, 지난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에서 찬조연설에 나선 코미디언의 발언은 곧바로 문제가 됐다.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한 뒤 미국내 600만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은 물론 라틴계 유권자들이 발끈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 캠프는 힌치클리프의 발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곧바로 선을 그었지만, 해리스 부통령 측은 해당 발언 영상을 광고로 만드는 한편 경합주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대량 발송했다.
해리스 부통령 측에 분명 호재였지만, 곧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이 터져 나오면서 양측의 처지는 정반대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 행사에 앞서 취재진이 힌치클리프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유권자들이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미국인의 절반가량을 '쓰레기'라고 지칭한 것으로 읽히게 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곧바로 소셜미디어에 "트럼프의 지지자가 쏟아낸 혐오 발언을 쓰레기라고 표현했다"고 적었고 백악관이 나서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푸에르토리코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를 쏟아낸 특정 코미디언의 발언에 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해명이 잘 먹히지 않는 상황으로 악화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서둘러 진화를 시도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나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을 대표하고, 그들의 필요와 바람을 해결할 것", "나는 트럼프와 달리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화합과 포용을 강조했다.
반면 비상이 걸렸던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이 그의 국정 운영 파트너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식과 똑같다는 논리로 엮으면서 반격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