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소 탈출해 경찰서 습격
[태국]
태국의 한 도시에서 원숭이 200여 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경찰서와 민가를 습격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8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중부 롭부리주 롭부리시의 한 동물 보호소에서 원숭이 200여 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주변 민가와 경찰서 등지에 난입했다. 경찰은 원숭이들이 경찰서 안에서 날뛰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서 건물의 모든 문과 창문을 급히 닫기도 했다.
롭부리시는 과거 원숭이 수천 마리와 사람이 어울려 사는 것이 알려지면서 관광 명물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먹이가 부족해지자, 원숭이들이 먹이를 찾아 주거지를 침입하거나 주민을 공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음식이나 휴대전화 등 주민들의 소지품을 마구 빼앗아 달아나거나, 원숭이 수백 마리가 두 무리로 갈려 도심에서 패싸움을 벌였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원숭이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집에 쇠창살을 두르고 원숭이를 쫓아내기 위해 새총을 갖고 다녀야 했다.
결국 당국은 올해 들어 원숭이 집단 포획에 나서 보호소에 보내고 중성화하는 등의 작업을 벌였다.
이 원숭이들 역시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집단 포획돼 동물 보호소에 수용됐다. 하지만 원숭이들은 설치된 지 5∼6년이 지난 허술해지고 낡은 우리를 흔들어 틈새를 만든 뒤 빠져나갔다. 탈출한 원숭이 대부분은 멀리 가지 않고 근처에서 먹이와 물을 찾고 있고 있었다. 일요일마다 원숭이에게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공양하는 근처 한 절에서 전날 음식을 차려 놓고 원숭이들을 부르자 약 40마리가 절에 왔다가 붙잡혔다. 또 다른 원숭이들도 근처에서 먹이를 찾다가 우리로 돌아오면서 지금까지 약 60마리가 다시 포획됐다.
시 당국은 보호소의 부서진 우리를 수리하고 원숭이를 잡기 위해 다양한 장소에 음식이 담긴 함정을 설치하고 있다. 또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에 원숭이를 잡아달라며 직원 파견을 요청했다.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은 도망간 원숭이가 많아서 모두 잡는 데 2∼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