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공개행보로 자랑했던 무기·군대, 속속 우크라 전장으로

국정원 "北, 러에 장사정포도 수출"…전문가 "北자폭무인기도 러 지원 가능성"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자주포·방사포 수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군사부문 공개행보가 러시아를 위한 쇼케이스였음을 증명한 또 하나의 사례다.

국가정보원은 20일 북한이 러시아에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다연장로켓포) 등 장사정포를 추가로 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4∼8월에만 방사포 관련 현장을 네 번이나 찾았다. 4월 25일 240㎜ 방사포 포탄 검수사격 참관, 5월 10일 240㎜ 방사포 무기체계 파악 및 방사포탄 시험사격 참관, 5월 13일 240㎜ 방사포 차량 시운전, 8월 27일 240㎜ 방사포무기체계 검수시험사격 참관 등이다.

지난달에는 포병학교를 찾아 장사정포 실탄사격 훈련도 지도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런 행보가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사실로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러 간 군사협력 내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러시아로 수출을 염두에 두고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로 자신들의 무기 성능을 과시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군사행보가 러시아와 관련됐다는 점이 드러난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9월 11일과 10월 2일 특수전 부대 훈련을 참관했는데, 북한 특수부대인 11군단, 이른바 폭풍군단이 그 직후에 러시아를 위해 파병됐다.

박 연구원은 "특수전 부대 훈련 참관은 파병이 결정된 후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군을 독려하기 위한 일정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8월에 이어 이달 14일에도 자폭공격형 무인기 성능시험을 현지 지도했다는 점에서 러시아로 넘어갈 다음 무기는 무인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주 성능시험에서 무인기가 BMW 세단으로 추정되는 목표물에 명중해 폭발하는 사진을 공개하는 등 성능을 과시했고, 김정은은 대량생산을 지시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는 이미 이란과 협력해 무인기 양산에 나섰지만 추가로 북한으로부터 공급받을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북한산 무인기가 배치될 수도 있다"고 봤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