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카 유용' 기소에 "증거 없는데 은닉했을 거라는 브라질 검찰 입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일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자신을 불구속 기소한 것을 두고 "증거는 없지만 기소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 투자자와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처럼 말하며 검찰 기소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일선 부서에서 사용한 법인카드(내역)나 예산 집행을 도지사가 알았을 것이고, 그러니 기소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며 "증거가 없는 것은 은닉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룰라(브라질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브라질 검찰의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2003∼2010년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수행한 데 이어 2022년부터 세 번째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016년 재임 시절 부패 의혹으로 구속됐다.
룰라 대통령은 이듬해 1심에서 9년 6개월, 2018년 2심에서 12년 1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옥살이를 하다가 2019년 11월 연방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이어 2021년에 1·2심 선고가 무효가 돼 대선에 나설 수 있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검찰의 기소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검찰이 막가파식 정치 보복으로 법치를 훼손하고 사법 정의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기소한 사건은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무혐의 종결 처분한 사건으로, 검찰의 기소가 정치 보복이라는 사실이 너무 명백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검찰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민주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2부장의 탄핵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해 다음날 본회의를 재차 열어 표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검사 탄핵은 상수이지만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오규진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