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각 뉴 스]
전쟁 같은 현실 버텨낸 건 가족 울타리 덕분
오늘은 서로 격로하고 위로하고 감사는 날
추수감사절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곁에 바싹 다가 왔다.
전국적으로 7986만명이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중 50마일 이상 장거리 여행에 나선단다. 남가주에서도 658만명이 여행길에 오른다. 팬데믹 이전에 비해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8000만명에 가까운 이들을 움직이게 한 동인은 뭘까? 기상 악화로 험난한 여행길을 무릅쓰고 나서는 이유는 뭘까? 바로 가족과 함께 하겠다는 동일한 마음 때문이다.
가족은 애증의 관계를 먹고 자란다. 누구보다 더 귀하지만 또 누구보다 더 미운 것이 가족이다.
우리가 추수감사절에 가족을 찾는 것은 애증의 관계 너머에 있는 감사의 마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옆을 돌아보면 우리의 현실은 냉엄하다. 일자리는 늘 부족하고 불안하다. 일터에서 함께 어울려 협업하는 즐거움은 드물고 경쟁은 치열하다. 경쟁에서의 패배는 곧바로 생존을 위협한다. 상대적 강자들의 횡포는 일상을 갑갑하게 목 죄고, 온 종일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풍요는 먼 나라 이야기고 우리들은 변함없이 가난하고 불행하다는 푸념이 떠나질 않는다.
그럼에도 비록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지위 따위는 나아진 것이 없어 여전히 불만족스럽지만 우리에겐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싸울 때도 있지만 우리들의 영원한 후원자인 가족들이 있어서다. 때로 밉기도 하지만 나를 누구보다 이해해주는 아내, 남편이 있다. 부양이라는 부담에 힘겨울 때가 있지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부모님이 있다. 성에 차지 않고 삶이 위태로워 보이지만 있음으로 기쁨과 희망이 아이들도 있다.
행복과 감사는 어쩌면 우리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며 쉽게 놓쳐버리는 가족들과의 일상 삶에 있는지도 모른다. 전쟁과도 같은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 덕분이다.
그래서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이렇게 해보자. 다른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작은 것이지만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감사 거리를 떠올려보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전쟁과도 같은 삶을 견뎌온 것에 감사하자. 앞으로 함께 살아 갈 미래가 있음에 감사하자. 그리고 깊은 포옹과 함께 이런 말들을 건네 보자.
"부모님 감사해요, 여보 감사해, 애들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