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서 '관세폭탄' 정책 언급…"쥐스탱 바로 날아오더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주는 '올해의 애국자상'을 수상하면서 한달 전 대선 승리 이래 조 바이든 대통령이 4년간 이룬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자화자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뉴욕 틸레스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폭스 네이션의 애국자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폭스 네이션은 폭스뉴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다.

올해의 애국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트럼프 당선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나는 지난 4년간보다 지난 2주 동안 더 많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미국, 프랑스의 중재로 타결된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등에 자신의 영향력이 미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나눈 대화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트뤼도 총리가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자택인 '마러라고'에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쥐스탱이 바로 날아왔다"로 말했고, 청중 중 일부는 숫자 '51'을 외쳤다.

청중의 이런 반응은 트뤼도 총리와의 만찬 회동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당일을 회상하며 "엄청난 하루, 엄청난 밤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절친인 폭스뉴스의 앵커 숀 해니티가 진행했다. 그는 "민주당이 엉덩이를 걷어차였다"면서 친구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해니티는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당시 많이 사용했던 1970년대 히트곡 'YMCA'를 틀고 청중에게 트럼프 당선인처럼 춤을 추라고 권유하는 등 이날 시상식을 대선 승리 축하행사처럼 만들었다.

AP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수상은 폭스뉴스가 트럼프 당선인을 다시 포용했음을 확실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폭스뉴스는 부동산 재벌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부상을 뒷받침한 언론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폭스뉴스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사기' 주장을 반영해 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집중 거론했다가, 2023년 4월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에 7억8천750만달러(약 1조2천억원)을 배상한 바 있다.

이후 폭스뉴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방송 출연을 제한하면서 거리두기를 했으나, 뉴스 시청자들의 반대에 밀려 입장을 번복했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줄곧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