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박 항모 회견서 계엄사태 영향 언급…"韓, 정치적 도전과제 헤쳐갈것 확신"
中겨냥 "남중국해 등서 항해 자유 있어야"…아사드 정권 붕괴에 "IS 압박 지속"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9일 한미 동맹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 인근 요코스카 해군 기지에 정박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혼란이 한미 동맹과 북한의 안보 위협 대응 등에 영향을 줄 것이라 보느냐"는 연합뉴스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와 대한민국의 관계는 철통같다(ironclad)"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참모들과 합참의장 등 현장의 군 고위직들은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파트너와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국내 정치적 도전을 헤쳐 나갈 것이라 확신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지는 않겠다"면서 "우리의 관계는 굳건하고 우리는 계속 한반도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정치적 위기 속에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그런 것을 보지 못했다"며 "우리는 현 상황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계속 집중하고 있지만, 여러분이 알다시피 아직 그것(변화)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회견에 앞서 만난 조지워싱턴호 선원들에게 당신들은 해양 진출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바꿀 의도와 능력을 갖춘 유일한 나라"라면서 "우리는 이 지역(남중국해·동중국해 등)이 항해의 자유와 언제든 비행할 능력에 개방된 상태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군은 이날 중국군이 중국 연안 지역에 비행제한구역 7곳을 설정하고 대만 인근 해역에 해군과 해경국 함정을 파견하는 등 '회색지대 도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미국령 괌과 하와이를 거쳐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해 중국군이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오스틴 장관은 "(중국의) 공격이 급박했다거나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시리아 반군 대공세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붕괴한 것과 관련해서는 "반군이 빠르게 움직인 것을 보고 국제사회가 놀랐을 것"이라며 "알아사드 군이 더 거세게 저항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 기회를 틈타 세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면서 "ISIS(미군의 이슬람국가 호칭)에 대한 압박을 지속해 그들이 쉽게 재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알아사드 정권은 미국의 적이지만 이를 몰아낸 반군을 주도하는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 역시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무장조직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일본 방문 일정을 짜면서 한국에 들르는 방안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본 방문 기간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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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도쿄·서울=연합뉴스) 송상호 박상현 특파원 고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