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고교 수석졸업·아이비리그서 컴퓨터 전공했는데… 

이탈리아계 26세 루이지 맨지오네
맥도널드 직원 신고로 매장서 잡혀
건강보험사 횡포에 대한 증오 추정

미국 사회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건강 보험회사 CEO 총격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9일 체포됐다. 용의자는 명문 사립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아이비리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석사까지 공부한 26세 청년으로 보험금 지급 거부로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데 대한 분노에서 저지르는 범죄로 추정돼 더욱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뉴욕경찰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인 브라이언 톰슨 CEO 총격 살해 용의자로 수배된 루이지 맨지오네(26)를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맨지오네는 지난 4일 이른 아침 뉴욕 맨해튼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톰슨 CEO를 쏘고 달아났다. 경찰은 CC TV에 찍힌 맨지오니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수배에 나섰으나 그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위조 신분증 등으로 경찰 추적을 따돌렸던 맨지오네의 도주극은 이날 오전 9시 15분께 그의 얼굴을 알아본 맥도널드 매장 직원의 신고로 일단락됐다.
경찰이 범행 현장에서 수거한 탄피에 범행 동기를 시사하는 듯한 '지연'(delay), '거부'(deny) 등 문구가 새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보험사에 대한 반감을 가진 일반인들 사이에 그를 동정하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뉴욕 경찰은 현재 펜실베이니아에 급파돼 구금한 용의자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그는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권총은 3D 프린터로 제조된 부품을 조합해 만들어 일련번호가 없는 일명 '고스트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자필로 쓴 선언문 형식의 글도 갖고 있었는데, 이 글에는 헬스케어 회사가 의료 서비스보다 이윤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맨지오네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명문 사립 길먼 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딴 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주변 지인들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공부만 잘한 너드 스타일이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많은 쾌활한 친구였다며 2023년부터 지병인 허리 통증이 대단히 심해졌는데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서 유나바머 같은 테러리스트 행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최근 6개월 정도는 거의 실종 상태였고 가족들도 그의 행방을 찾고 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그는 볼티모어의 저명한 부동산 개발업자의 손자로 그의 가족은 두 개의 골프장과 메릴랜드 지역 라디오 방송국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의 사촌은 공화당 소속인 니노 만조니 메릴랜드주 하원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