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인생유전' 관심
톰슨, 아이오와 시골 출신 자수성가
맨지오니, 엘리트 코스 부잣집 아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회장이 총격으로 숨진 자사 계열사 대표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미국의 의료서비스 시스템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앤드루 위티 유나이티드헬스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뉴욕타임스에 낸 기고문에서 "우리는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사람들이 가지는 좌절감도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를 고치자"고 제안했다.
위티 회장은 "지금과 같은 의료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고, 그렇게 만든 사람도 없었다"라며 "이것은 수십년간 이뤄진 땜질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의료 품질은 높이면서 비용은 낮추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그 누구와도 협력할 의지가 있다"며 제도 개혁을 위해 병원, 의료인, 환자, 제약사, 정부 등과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미국 포천지가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 중 매출 규모 세계 10위를 차지하는 건강보험 및 의료서비스 회사다. 그룹 주력사업인 건강보험 부문(유나이티드헬스케어)을 이끌었던 브라이언 톰슨(50)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이른 아침 뉴욕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루이지 맨지오니(26)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맨지오니는 체포 당시 소지한 선언문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기대 수명은 약 42위"라고 비판하며 공공이익보다는 이윤을 우선시하는 건강보험사 등을 향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고 적었다.
한편, 숨진 톰슨 CEO와 총격범 맨지오니의 극과 극 인생사도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워싱턴포스트는 "톰슨이 시골 가정에서 태어나 각고의 노력 끝에 보험회사 CEO 자리에 올랐던 반면 맨지오니는 '금수저' 가정에서 자라 사회의 모순에 눈을 떠 자본주의를 혐오하는 인물이 됐다"면서 "지난 4일 맨해튼 거리에서 마주한 총격범과 피해자 삶의 궤적이 놀라울 정도로 극과 극"이라고 전했다.
톰슨 CEO는 아이오와에서 소규모 곡물 창고를 운영하는 부친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공립학교를 거쳐 아이오와대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4년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합류해 2021년 CEO가 됐다. 주변인들은 그에 대해 '뭐든 최고가 되려는 완벽주의 성향의 소유자'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맨지오니는 메릴랜드의 고급 골프장과 요양원을 소유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값비싼 등록금의 사립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아이비리그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