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내년 12월까지 등산로 전면 폐쇄

산불 피해 지역 회복과 산사태 위험 방지

획일 행정과 편의주의 행정에 비판 거세

LA에서 가장 높은 산이어서 한인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마운틴 볼디는 당분간 오를 수 없는 '그림의 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 기관이 마운틴 볼디의 등산로를 내년 말까지 폐쇄하면서다.

산불로 훼손된 지역의 산사태 위험과 산림 복구가 폐쇄 이유다. 하지만 대부분 등산로들이 평상시에 준하는 상황이지만 폐쇄로 인해 주변 상권이 타격을 받고 있는 데다 위반시 수천달러의거액 벌금까지 부과되면서 경질되고 안일한 행정처리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LA타임스(LAT)는 연방산림청(USFS)이 산불로 인해 산림이 훼손되면서 산사태 위험과 산림 복구를 위해 마운틴 볼디의 정상까지 이어지는 모든 등산로를 내년 12월 말까지 전면 폐쇄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마운틴 볼디는 지난 9월 발생한 브리지 파이어로 20여채의 가옥과 건물이 전소되고 5만 에이커가 넘는 산림 지역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1년 넘게 마운티 볼디 등산로 폐쇄 조치에 나선 연방산림청이 내세운 이유는 산사태 위험과 산림 복구다. 브리지 파이어 산불로 산림이 훼손된 지역이 겨울 시즌에 내리는 눈이나 비에 산사태 위험이 큰 데다 불타 버린 산림과 토양을 보존해 빠른 복구를 위해서라는 게 연방산림청의 입장이다.

등산로 폐쇄 조치에도 등산하다 적발된 등산객들에겐 5000달러라는 거액의 과태료까지 부과된다.

하지만 마운틴 볼디의 등산로 폐쇄 조치에 따른 불만은 지역 주민은 물론 한인을 포함한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거세게 일고있다. 일부 저지대 등산로를 제외학ㄴ 대부분의 등산로 상태가 평상시와 다름없는 상황에서 연방산림청의 폐쇄 조치가 너무 성급하고 획일적이라는 것이다.

LAT에 따르면 마운틴 볼디 지역에서 브리지 파이어 산불로 피해가 컸던 곳은 해발 5000피트 이하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산 정상을 비롯해 대부분의 인기 있는 등산로들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인 최모씨는 "지난 주에도 친구와 함께 마운틴 볼디를 찾았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특별히 산불로 인한 등산로 훼손을 볼 수 없었는데 등산로 전체를 폐쇄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게다가 5000달러 벌금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갔는데 걸렸으면 큰 낭패를 볼 뻔해 이것도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성토했다.

마운틴 볼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겐 등산로 폐쇄가 생활 공간의 제약으로 이어져 불만의 강도가 더 세다.

지역 주민인 신디 드보니스는 "연방산림청에선 등산로 폐쇄가 산불여파라고 하지만 다 타고 남은 게 없다"며 "지역 주민으로서 폐쇄 조치는 부당하다고 생각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와서 산책하고 등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산로 폐쇄로 지역 경제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LAT는 지적했다. 폐쇄 지역 리조트는 현재 영업이 가능하지만 등산로 폐쇄 조치 소식이 알려지면서 찾는 이의 발길이 뜸해진 상태다. 연방산림청 측은 "데블스 백본과 스키 허트 트레일 등 유명 등산로들은 산불 피해가 전혀 없는 건 사실"이라며 "이들  등산로가 훼손된 등산로와 연결되어 있어 폐쇄가 불가피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