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건물 1만2천여채 목재 수요 급증…수입 물량 의존 재건축 작업 난항
[뉴스진단]
트럼프의 추가 관세, 가격 인상 불보듯
업계 "목재 가격 25%~40% 급등할 것"
LA 산불로 소실된 주택과 사업장 건물을 재건축하는 일에 난항이 예상된다. 재건축에 필요한 목재 부족에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건축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LA 산불로 인한 주택과 건물 피해가 커 재건축에 따른 목재 수요가 몰리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한 추가 무역 관세 부과까지 더해지면서 목재 가격 상승의 동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재건축을 않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피해 주민들의 상흔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LA타임스(LAT)는 LA 산불로 주택과 건물을 잃은 피해 주민들이 재건축에 나설 경우 재건축 비용이 급등하는 이른바 릫재건축 인플레이션릮이 촉발될 것이고 보도했다.
재건축 인플레이션의 동인은 목재다. 건축 시 가장 많이 소요되는 건축 자재이기 때문이다. LAT에 따르면 건축 비용 전체 중 목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목재 가격은 지난 6개월을 기준으로 보면 1000보드피트(1보드피트는 넓이 1제곱피트에 두께 1인치)당 475달러에서 62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산불 피해 주택과 건물들이 재건축에 들어가면 목재 가격은 현재 보다 최소 25%에서 최대 40%까지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2017년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 일대에서 발생했던 텁스 파이어로 5600여채가 피해를 입었는데 재건축 과정에서 목재 가격은 50% 가까이 치솟았던 사례가 있다.
이런 전망의 주요 근거 중 하나는 재건축에 따른 목재 수요 급등이다. 현재까지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택과 건물 수는 1만2000여채를 넘고 있다. 이중 1만여채가 재건축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는 LA카운티가 1년 동안 건설하는 신규 주택 수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재건축 수요가 한꺼번 몰리지는 않겠지만 상당량의 목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다른 근거는 관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직후 캐나다를 상대로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제는 목재 수입의 상당량을 캐나다에서 수입해 오는 현실에 있다. 1만여채의 재건축에 필요한 목재량은 대략 화물 트럭 5000대 분량에 해당하는데 이중 30%가 캐나다에서 수입한 물량들이다.
가뜩이나 주택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A지역에서 이번 산불로 주택을 잃은 이재민들은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목재 품귀와 가격 급등으로 재건축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여 상흔의 정도가 깊어지고 있다. <관계기사 6면>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