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트럼프 2기 '퍼스트패밀리', 1기 때 일등공신 장녀 뒷선 후퇴 세 아들 존재감 '쑥'

[집중분석]

트럼프 주니어, 부통령 추천 등 인선 개입

206cm 폭풍 성장 막내 배런, 父사랑 철철

멜라니아 “우선 순위는 엄마-영부인-아내”

■이방카 “정치가 싫다”

재선 실패를 딛고 4년 만에 백악관에 화려하게 복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뎠다.
'족벌주의'라는 비판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을 다시 한번 정치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8년 전 백악관 첫 입성 때와는 '가족 정치'내용이 완전히 달라져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크게 바뀐 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핵심 인물이었던 장녀 이방카 트럼프(43)가 완전히 정치 뒷선으로 물러난 반면 장남 트럼프 주니어(46)가 핵심 실세로 부상하는 등 세 아들의 입지가 더 강화된 것이다.
AP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다섯 자녀들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진 점에 주목하며 변동 사항을 면밀히 소개했다.
일단 장녀 이방카와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방카는 트럼프가 세 번의 결혼에서 얻은 두 딸과 세 아들 중 지난 8년 사이 가장 위치가 달라진 인물로 꼽힌다.
2016년 트럼프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방카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남편인 제라드 쿠슈너와 함께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러나 2020년 트럼프가 재선에서 패배한 후 이방카는 정계에서 물러나 플로리다 자택에서 가족과 머무르고 있다. 이번 대선기간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정치는 매우 어둡고 부정적인 사업이고 나는 정치가 싫다"며 "어떤 사람들은 그 세계의 검투사적인 측면과 싸움을 사랑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 못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 입김 막강
이방카가 후퇴한 것과 대조적으로 세 아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2016년과 2020년 대선운동에도 참여했던 장남 트럼프 주니어(47)의 영향력은 이번에 더욱 높아졌다.
그는 친구인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아버지의 '러닝메이트'로 직접 추천하고 대선 승리 이후에는 트럼프 정권 인수팀 핵심 막후 세력으로 인선에 개입해왔다.
지난 7일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매입 발언으로 논란이 된 그린란드를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방문했다.
 플로리다주의 벤처캐피털 업체 ‘1789 캐피탈’에 합류할 예정인 그는 백악관에 직접 입성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입김은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약혼녀인 킴벌리 길포일도 지난해 12월 주그리스 미국 대사로 임명됐다.

■차남 에릭 가족사업 집중
차남 에릭(40)은 형과 함께 인수팀 공동 명예회장을 맡으며 아버지의 정치 활동을 돕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족사업 운영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아내인 라라 트럼프는 지난해 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으로 발탁돼 공화당의 금고 열쇠를 맡아 언론의 집중 포커스를 받은바 있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자리를 노렸지만 지난달 21일 상원의원 후보 지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차녀 티파니 중동문제 고문
언니·오빠들에 비해 공개 행보가 적었던 차녀 티파니(31)는 이번에도 대체로 언론의 관심을 피하고 있지만, 시아버지인 마사드 불로스가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아랍 및 중동 문제에 대한 선임 고문으로 지명됐다.

■18세 배런, 젊은층 공략 조언
트럼프 1기 당시 미성년자였던 자식과 손주들의 '폭풍 성장'도 눈에 띈다. 특히 2017년 트럼프의 첫 취임 당시 10살이었던 막내아들 배런은 이제 18살짜리 대학 신입생으로 자랐다. 190㎝에 육박하는 장신인 아버지의 키를 훌쩍 넘는 206㎝ 거구의 청년으로 나타났다. 배런은 트럼프의 자녀 5명 가운데 3번째 배우자인 멜라니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유일한 자식으로, ‘젊은 시절 트럼프를 빼다 박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에 10∼20대 남성 유권자 공략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언을 했으며 특히 트럼프가 출연할 팟캐스트 방송을 직접 추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트럼프는 최근 들어 배런이 지적이고 똑똑하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곤 했다.

■멜라니아 "백악관에 있을 것"
멜라니아는 지난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배런의 학교가 있는)뉴욕에 있어야 할 때는 뉴욕에 있을 것이고, (자택이 있는)팜 비치에 있어야 할 때는 팜 비치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백악관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 당선 직후만 해도 필요할 때만 백악관에 들어가 영부인 역할을 하겠다며 사상 초유의 ‘파트 타임’ 퍼스트레이디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취임 직전 ‘풀타임’ 퍼스트레이디가 되기로 뜻을 번복한 셈이다. 멜라니아는 특히 “나의 최우선 순위는 엄마 역할이고, 둘째는 영부인, 그 다음이 (트럼프의) 아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녀딸, 전당대회 연설
2017년 초등학생이었던 트럼프의 손녀딸인 카이(17)는 이제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SNS 인플루언서를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선거 당일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찍은 영상을 비롯해 할아버지인 트럼프 와의 관련한 영상들을 SNS에 올려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대중 연설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