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2023년 치매역학조사 결과 발표…노년층 환자 급증, 내년 100만명 진입 추정
지금한국선/집중분석
'경도인지장애'는 300만명 육박…유병률 28.42%
치매 유병률 男 8.85%, 女 9.57%로 여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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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증가 속도는 남성 앞서, 흡연·비만 등 때문
치매 환자의 절반 훨씬 넘는 52.6%가 1인 가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가까이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 수는 내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치매역학조사와 치매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치매역학조사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시행된 전국 단위 대규모 조사다.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 수의 비율은 9.25%로 2016년(9.5%)과 비교해 0.25%포인트 감소했다.
치매 유병율이 소폭 줄어든 건 2020년부터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가 노년기에 진입하면서 65세 이상 인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복지부의 분석이다. 또 노인들의 학력수준이나 건강관리 상태가 좋아진것도 영향을 미쳤다.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력, 언어능력 등이 저하돼 있는 경도인지장애의 유병률은 6.17% 증가한 28.42%로 집계됐다. 치매 조기진단 활성화로 조기진단이 가능해진 데다가, 노인이 더 건강해지면서 치매로의 진행이 늦춰진 게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을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돼 있으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보존돼 치매가 아닌 상태를 칭한다. 의료계에서는 경도인지장애의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고 본다.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높아진 건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진단 기준이 세분화됐고, 치매 조기 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치매로 악화하기 이전 단계에서 진단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2025년 기준 치매 환자 수는 97만명(유병률 9.17%)이고, 100만명을 넘는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됐다. 이후 2044년에 200만명을 넘겨 2059년에 234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추정됐다.
성별 치매 유병률은 남성 8.85%, 여성 9.57%로 여성이 높았다. 성별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는데, 주목할 만한 건 남성 치매 유병률 증가 경향이다. 남성은 2008년 7.6%, 2012년 6.42%, 2016년 8.18%, 2023년 8.85%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여성은 2012년 11.12%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6년 10.46%, 2023년 9.57%로 감소세를 그렸다. 이는 남성의 흡연률, 과체중·비만율, 당뇨병·순환기계 질환의 높은 사망률 등 건강행태 차이로 추측된단 설명이다.
치매 환자 중 절반 이상이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실태조사 결과, 치매 환자 가구 형태는 1인 가구 52.6%, 부부가구 27.1%, 자녀동거 가구 19.8% 순이었다. 중증도가 높은 가구에서 자녀동거 가구 비율이 높았다.
치매 환자 가족의 돌봄 부담 수준과 관련해서는 지역사회 치매 환자 가족 중 45.8%가 돌봄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돌봄 과정에서 어려움은 지역사회와 시설·병원 치매 환자 가족 모두 경제적 부담(지역사회 38.3%, 시설·병원 41.3%)이 가장 높았다. 치매 환자 돌봄 전후 가족의 삶의 질은 40% 정도가 부정적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 중 정신적 건강의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