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수색받고 수갑 찬 채 하룻밤 구금"…미 당국 "거짓" 반박

관광차 하와이에 도착한 10대 독일인 두 명이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당국에 의해 굴욕적으로 추방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계 여행을 떠난 독일인 샤를로테 폴(19)과 마리아 레페레(18)는 지난달 18일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이미 전자여행허가(ESTA)를 받은 상태였던 이들은 어디에 머물 것인지, 얼마나 미국에 있을 것인지 등 여행 계획에 대한 심문을 받은 뒤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처음 이틀 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지만, 그 이후에는 일정을 유동적으로 하고 싶어서 숙소 예약을 하지 않았으며 이후 일본 도쿄로 가는 항공권은 예약했지만, 미국 국내선 항공편은 예약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들의 대답을 들은 미국 이민국 직원들은 이들이 미국에 있는 동안 불법 취업할 수 있다고 의심했고 결국 입국을 불허했다.

이들은 공항에서 몇시간 동안이나 전신 스캔은 물론 알몸 수색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갑을 차고 녹색 수의를 입은 채 시설에 구금됐다.

하룻밤을 시설의 곰팡이 핀 매트리스 위에서 보낸 두 독일인은 다음 날 항공권을 바꿔 도쿄로 출국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도쿄와 카타르를 거쳐 독일 집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하와이에서 "알몸 수색까지 받아야 했다"며 "속옷까지 벗어야 했고 너무 추웠다.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 않지만 굴욕스럽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레페레는 독일 매체에 "열병에 걸려 꿈을 꾸는 것 같았다"라며 "우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독일인에게도 닥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미국 당국은 이들 두 명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의 힐튼 베컴 부국장은 피플에 "이 여행자들은 허위 진술로 입국하려다 거부된 것"이라며 "한 명은 방문 비자를, 한 명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입국하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사람 모두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려 한다고 주장했지만, 나중에는 취업 목적이라고 시인했으며 이는 미국 이민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