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박정희, 산업화 공 있어" 金 "무덤에 침 뱉던 제가 꽃을 바친다"
이준석, 경북대서 학생들과 점심…"TK서 압도적 세대교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등 주요 대선주자들이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일제히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 공략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가장 득표율이 저조했던 대구와 경북의 지지세를 올려야 한다고 보고 선거운동 초반에 전략적으로 이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의 경우 후보 선출 과정까지 당 내홍이 있었던 만큼 이에 실망한 지지층 표심을 되돌리고, 당의 통합을 선거 동력으로 삼고자 TK를 방문한 것으로 읽힌다.
◇ 이재명, 사흘 만에 TK행…구미·대구·포항·울산서 집중유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 유세를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였다. TK 방문은 공식 선거운동 전인 지난 9일 '경청투어'를 통해 경북 경주를 방문한 데 이어 사흘 만이다.
이 후보는 구미역 유세에서 "경북 안동서 태어나 자랐는데 왜 저는 이 동네에서 20% 지지를 못 받을까"라며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 안 해줍니까"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거론,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한편으로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끈 공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오후에 대구 동성로로 자리를 옮긴 이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여기 모인 여러분을 보니 옛날 대구 같지 않고 대구가 '디비진' 것 같다"며 "용기백배해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이곳에서 국민의힘 정치인이 각종 선거에서 줄곧 당선된 것을 두고 "무슨 전생에 연이 있다고 죽으나 사나 한 가지 색으로 (투표하고) 그래야 하나"라며 "신상(새로운 상품)도 써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 金, 텃밭 대구서 선대위 출정식으로 세몰이…울산 거쳐 부산으로
전날 대구에 도착해 하루를 묵은 김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해 세몰이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TK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박정희 마케팅' 전략을 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는 출정식에서 "제가 박 전 대통령에 반대를 많이 해서 잡혀가고 했지만, 최근 들어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 묘소 가서 무덤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무덤에 꽃을 바친다"면서 "대구·경북이 배출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구) 달성군에 계시는데 박수로 응원해 달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오후에는 울산 지역 유세에 이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찾아 당 소속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과 산업은행 이전 등 현안을 논의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 이전이)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를 옮기는 것보다 훨씬 쉽고 간단한데, 옮기지 않는 이유는 (부산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 이준석, 경북대학교서 학생들과 소통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도 이날 오전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 시간 피켓 유세를 한 뒤 경북대학교 학내 식당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이어 대구시 의사회관에서 의료현안 간담회를 가진 뒤 칠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버스킹 형식 간담회를 했다. 후보의 강점인 '젊음'과 '소통'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대구 칠성시장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에서 압도적 세대교체를 이끌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박형빈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