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젊은 층 등 저위험군 부스터샷 사실상 제한 추진…트럼프'백신 불신' 정책 현실화

[뉴스진단]

노인·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으로 한정
복지 장관, FDA국장 모두 백신 회의론자
"사망자 여전, 공중보건 위협 우려" 지적

미국 보건당국이 이 만 65세 이상의 노인과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고위험군에만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허용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회의론자들을 미국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국(FDA)에 요직에 앉히면서 만 6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일 만 65세 이상 성인과 고위험군을 제외한 건강한 미국인에 대한 코로나 19 백신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거친 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향후 백신 접종 대상자가 노령층과 코로나19에 중증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6개월 이상의 모든 미국 국민에게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했던 기존 방침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이번 정책 변화로 미국 내 최대 2억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 제조업체들이 FDA가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무작위 대조 시험을 진행할지는 불문명하다. 이같은 임상시험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린다. FDA는 지난 16일 노바벡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면서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12~64세 중 기저질환 보유자로 한정했다.
마틴 마카리 FDA 국장과 비나이 프라사드 FDA 생물의약품 연구센터 소장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기고한 글에서 “이미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들에 대한 추가 접종 이익이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백신 정책에 관여하는 마카리 FDA 국장은 로버트 케네디 미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대표적인 백신 회의론자다. 그는 자연 면역의 효과를 강조하며 코로나 백신 의무화에 반대해왔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미국 언론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여전히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FDA의 백신 제한 조치가 공중 보건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둘째 주에는 미국에서 주간 1천4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으며, 지난달 마지막 주에도 주간 284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