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친구 살리려 대입시험 포기한 고교생…"후회 안한다"
[중국]
함께 택시타고 시험장 향하다 의식불명
CPR 실시하며 병원행…결국 시험 못봐
누리꾼들 "시험은 놓쳤지만 인생은 만점"
교육국, 여론 들끓자 재 시험 기회 부여
중국의 한 고등학생이 대학 입학 시험을 포기하고 심장마비로 쓰러진 친구의 목숨을 구한 사연이 알려져 찬사를 받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동부 산둥성에 사는 학생 장자오펑(18)군은 춘계 가오카오(국가 주관 전문대 입학시험)를 치르기 위해 친구와 함께 택시를 타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춘계 가오카오는 주로 직업학교 학생들이 응시하는 시험으로, 6월에 치르는 하계 가오카오와는 구분된다.
하지만 시험장으로 향하던 도중 친구가 갑작스러운 고통을 호소하며 좌석을 발로 차기 시작했고, 이내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장 군은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택시 기사 왕타오씨에게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가 달라고 요청했다.
왕 씨는 교통경찰의 협조를 받아 6차례나 신호를 무시하며 단 7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장군의 친구는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기 전까지 약 30분간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군은 친구가 안정을 되찾은 뒤에야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고 시험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시험은 끝난 뒤였다.
장 군은 인터뷰에서 "후회하지 않는다"며 "시험은 다시 볼 수 있지만, 친구의 목숨은 단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학계 진학을 목표로 했던 그는 "이 일로 결심을 더 굳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사연은 중국 전역에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회 수 2억회를 돌파했다.
누리꾼들은 "시험은 놓쳤지만 인생에서는 이미 만점을 받았다"는 등 응원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장 군이 (대입 시험을 위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교육의 목적은 선한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훌륭한 인품을 보여준 장 군은 두 번째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등 재시험 기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처음에는 교육 당국이 "현행 규정상 재시험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론이 들끓자 결국 장 군이 바뀐 시험지로 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편 옌타이시 당위원회 정치법률위원회는 지난 14일 장군과 택시 기사 왕씨에게 의인 표창과 함께 상금 1만 위안(약 191만원)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