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비밀번호 내놔"…아파트 가두고 전기고문
[뉴스진단]
코인 보유자·가족 노린 흉악 범죄 잇따라
가상자산 강도·납치 사건 올해에만 23건
고액 암호화폐 보유자들 신변 보호 강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자산을 노린 물리적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와 가족을 노린 납치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가운데 이번엔 미국의 30대 가상화폐 투자자가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서 20대 이탈리아 국적의 남성을 수 주간 감금하고 고문한 혐의로 체포됐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 존 월츠(37)는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서 비트코인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20대 이탈리아 국적의 남성을 공범과 함께 납치해 불법 감금 및 고문, 폭행한 혐의로 24일 체포됐다.
월츠와 공범은 6일 피해자를 납치, 감금한 뒤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하며 비트코인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이를 거부하자 여권과 전자기기를 압수하고, 손을 결박한 뒤 약물을 투여하고 전기충격 고문 등을 가했다.
약 3주 동안 감금된 피해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월츠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는 “노트북에 비밀번호가 있다”고 했고, 이 말을 들은 월츠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탈출에 성공했다.
수사당국은 피해자가 감금됐던 아파트를 수색해 마약과 톱, 방탄복, 야간 투시경, 탄약 등을 발견했다. 또한, 피해자의 머리에 총을 겨눈 모습과 약물을 투여하는 장면을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도 찾았다. 그러나 월츠는 현재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앞서 영국을 방문중이던 미국 관광객이 우버 택시를 탔다가 운전자가 건넨 약물 담배를 피운후 기절, 비트코인 12만3000달러를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해자는 가짜 우버 택시 운전자로부터 받은 담배를 피운 직후 약 30분간 의식을 잃은 사이 운전사는 휴대폰을 훔쳐 달아났다. 해당 휴대폰에는 피해자의 암호화폐 계정과 개인 키가 저장되어 있었다.
이처럼 최근 암호화폐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럽 내 강력 범죄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조직적 범죄의 확산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활동가 제임슨 롭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전 세계에서 보고된 가상자산 관련 강도·납치 사건은 150건을 넘어섰다. 올해 발생한 사건만 23건에 달한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에서는 보디가드 고용과 사설 보안 요청이 증가하고 있으며, 고액 암호화폐 보유자들은 신변 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다.
보안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산이 물리적 강탈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암호화폐 사용자는 보안 앱, 콜드 월렛, 다중 인증 장치 등을 통해 자산 보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