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12년 만에 푸드코트 음료 교체…찬반에서 정치 논란으로 확산

코스트코 "코카콜라측 더 좋은 조건 제시“

‘보수vs진보’ 문화 정체성 논쟁으로 비화

‘코카콜라=공화·펩시=민주’ 정치적 해석도

"핫도그는 그대로인데, 콜라 한 잔이 세상을 흔들었다."

한인들도 자주 애용하는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12년 만에 푸드코트 음료를 펩시에서 코카콜라로 교체하자 한 고객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코스트코 음료 교체가 때아닌 콜라 논쟁이 벌어지면서 사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음료 브랜드 전환이지만 처음엔 찬반으로 시작됐던 논란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젠 미국 소비자 문화와 정체성 문제, 더 나아가 정치적 당파성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코스트코는 지난달부터 전국 매장에서 푸트코트의 음료를 기존 펩시에서 코카콜라로 교체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LA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내 대부분 지역의 매장에선 이미 코카콜라로 교체가 완료된 상태다.

펩시에서 코카콜라의 변경은 이미 올해 초 예고된 사안이다. 지난 1월 론 바크리스 코스트코 최고경영자(CEO)는 "푸드코트 탄산음료 공급을 다시 코카콜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7월부터 교체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코스트코가 기존 펩시에서 코카콜라로 바꾸는 것은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것이다. 코스트코의 푸드코트는 단순한 부대사업이 아니다. 1.5달러짜리 핫도그·음료 콤보처럼 ‘가성비’를 내세운 메뉴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일종의 ‘락인’(lock-in) 장치다. 1985년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은 콤보 가격은 코스트코의 상징과도 같다.

지난 2013년 음료를 펩시로 바꿨을 때처럼 이번에 다시 코카콜라로 바꾼 것 역시 코카콜라가 더 유리한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의 음료 브랜드 교체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미국 최대의 게시판 레딧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크게 일었다.

"펩시 없이는 핫도그의 그 맛이 아니야"에서 "이건 대재앙이다"까지 펩시 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코카콜라가 훨씬 더 낫다"라면서 음료 교체를 환영하는 글도 많았다.

미국 내 주요 언론 매체들이 일제히 이 사안을 다루면서 단순한 음료 교체의 문제에서 문화적 코드 문제로 비화됐다. 미국에서 코카콜라는 고전적, 보수적, 애국적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펩시는 젊음, 혁신, 도전의 이미지를 갖는다. 미국 사회에서 ‘코카콜라 vs 펩시’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처럼 정체성을 가르는 상징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정치적 선호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발전했다. 코카콜라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인데다 기본 색상이 공화당의 빨강과 겹쳐 보수적 성향을 상징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펩시는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랑을 써서 진보적 코드와 연결된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