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대회 유치 사우디 준비 난항 포기 수순…한국, 대체 개최국 급부상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스키장’ 호언 시작부터 한계 봉착
아시아올림픽평의회 통해 한국 의사 타진
평창동계올림픽등 개최경험 풍부 “검토중”
사막에 스키장을 짓겠다며 호기롭게 동계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사에 난항을 겪으면서, 대체 개최국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2029년 대회를 한국이나 중국이 대신 개최하고, 사우디는 그다음 대회인 2033년 대회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와관련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대한민국이 개최할 수 있는지 대한체육회에 의향을 물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1999년 강원 동계아시안게임을 연 데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강원 청소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바 있다.
동계아시안게임은 2017년 일본 삿포로 대회 이후 맥이 끊겼다가 올해 2월 중국 하얼빈에서 8년 만에 부활했다. 올림픽보다 관심이 적고 홍보 효과가 보장되지 않다 보니 다들 개최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또한 동계스포츠는 눈과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경기인 만큼 눈이 내리는 나라에서 열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시아권 국가 가운데 눈이 내리는 나라 자체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동계아시안게임을 유치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4개국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우디가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하겠다며 손을 들고 나섰고, 2022년 10월 유치가 확정됐다.
제10회째가 되는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은 사우디 서부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도시인 네옴시티에서 개최된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017년 발표한 탈(脫)탄소 국가발전 계획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으로, 그 안의 대규모 산악 관광단지인 ‘트로제나’에서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사우디는 트로제나에 스키 슬로프 등 경기장과 호텔, 스파, 골프장 등을 건설해 “세계적 수준의 동계스포츠 센터”로 만들겠다고 홍보했지만 물 공급 문제부터 막혔다.
인공눈 제작을 비롯해 리조트에서 쓸 물을 확보하려면 200㎞ 떨어진 바다에서 물을 끌어와야 하지만 핵심 시설인 해수 담수화 설비 공사가 아직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결국 경기장 등 시설들의 기한내 완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개최 포기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아시안게임 유치에 따른 시너지 효과 등 국제대회 개최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개최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