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세계 육상 3000m장애물 트랙 이변 깜짝 금메달
예선서 넘어져 탈락 위기, 결선서 0.07초차 우승
“다른 선수 스파이크에 밟힌 게 정신 차린 계기”
뉴질랜드 육상 선수가 예선에서 넘어져 다른 선수에게 얼굴을 밟히는 불운을 겪고도 결선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3000m 장애물 챔피언에 올라 화제다.
주인공은 조디 비미시(28) 선수.
3000m 장애물은 ‘극한 스포츠’다. 3000m를 쉬지 않고 달리는 것도 힘든데, 중간에 높이 90㎝ 허들 28개와 깊이 70㎝ 물웅덩이 장애물 7개까지 뛰어넘어야 한다. 후반부 들어선 선수들 체력이 대부분 고갈돼 막판에 순위가 뒤집히는 일이 흔치 않다. 하지만 비미시는 이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어 뉴질랜드에 육상 트랙 종목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처음으로 안겼다.
비미시는 13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예선에서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넘어졌다가 캐나다 선수 발에 얼굴을 밟혔다. 한때 10위까지 처졌지만 막판 400m에서 뒷심을 발휘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15일 열린 결선에서도 극적인 반전이 이어졌다. 2700m 지점까지 11위에 머물던 비미시는 이후 속도를 끌어올리더니 마지막 200m를 남기고 스프린트에 나섰다. 결승선 통과 직전 3연패를 노리던 우승 후보 모로코의 수피아네 엘 바칼리를 불과 0.07초 차로 앞서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글래스고 세계실내선수권 1500m 금메달 외에는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이 없던 그는 “내가 챔피언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고 “다른 선수 스파이크에 얼굴을 밟힌 것이 되레 정신 차릴 계기가 됐다”고 웃어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