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샌더스, 동시 구애

민주당의 아이오와 경선을 앞두고 유일한 아시아계 주자인 벤처사업가 출신 앤드루 양(45·사진) 후보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동시에 양 후보에 대한 구애에 나서면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과 샌더스 측이 잇달아 양 후보의 캠프를 접촉해 협력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도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복수의 후보가 연락해왔다"고 했다. 3~4%대 지지율을 가진 군소 후보인 데다, 이전에 정치를 해본 적도 없는 그에게 왜 유력 주자들이 몰리는 것일까.

아이오와의 대선 경선(caucus·당원 선거)은 군소 주자에 대한 지지가 사표가 되지 않고 주요 주자로 전이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경선에 참여하는 당원들은 우선 주자별 지지 연설을 듣고 1차 투표를 한다. 여기서 15%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주자는 자동 탈락한다. 그러면 탈락한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은 다음 2차 라운드에 오른 주자 중 한 명으로 갈아타게 된다. 바이든과 샌더스가 각축전을 벌인다면 앤드루 양의 지지자들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는 것이다. 대만계 이민 2세로 젊은 층의 열띤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비영리 사회적 벤처기업 '벤처포아메리카'를 설립했다. 그의 슬로건은 '4차 산업혁명에서 소외되는 일자리를 되살리자'는 것이다. 미국 내 모든 성인에게 매달 1000달러를 주자는 '보편적 기본 소득'이 대표 공약이다. 얼핏 황당해 보이지만 그의 명쾌한 논리와 화법이 큰 관심을 끌면서 '양 갱(Yang Gang)'이란 팬클럽까지 생겼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