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대장정 본격화 오늘 첫 코커스…'70代 백인남성'대결로 압축

뉴스분석
바이든'과거 정치인', 샌더스'분열적 정치인'
최후의 트럼프 대항마 누가될지 세기의 관심

드디어 오늘부터 미국 대선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3일 아이오와주에서 치러지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코커스(당원대회)가 그 시작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를 가릴 민주당의 첫 경선 무대이자 장기적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외교안보 및 통상 정책을 흔들 수 있는 대선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여당인 공화당에선 트럼프(78) 대통령의 후보 선출이 확정적이지만, 야당인 민주당의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78) 상원의원, 두 거물의 양강(兩强) 대결로 좁혀졌다는 것이다.

첫 경선을 앞둔 현재 여론조사의 화두는 바이든과 샌더스의 치열한 선두 다툼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전국 평균 지지율에서 바이든이 28.8%로 1위이고 샌더스가 22.5%로 추격 중이다. 두 사람은 엘리자베스 워런(14.8%) 상원의원과 마이클 블룸버그(8.5%) 전 뉴욕시장, 피트 부티지지(6.0%)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다른 주자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초기 경선주에선 이런 경향이 더 짙게 나타난다. 각각 3일과 11일 경선을 치르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선 샌더스가 1위를 달리고 있고, 22일과 29일 각각 경선이 예정된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선 바이든이 샌더스를 앞선다. 이 초기 경선주들은 인구가 적어 전체 경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가장 먼저 표심을 확인하는 의미가 커 '대선 풍향계'로 불린다.

그러나 두 사람을 놓고 민주당에선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우선 바이든에 대해선 딱히 떠오르는 정책 공약이 없을 정도로 미래 비전 제시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서민적인 면모와 애틋한 가족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우정을 더 내세운다.

반면에 샌더스는 사회주의자라는 것이 계속 논쟁거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료보험 공약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과 대학 무상교육, 부자 증세, 최저임금 인상 같은 그의 진보적 공약은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강하게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포퓰리즘 좌파 공약은 특히 유세 막판에 열광적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커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이 많다.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바이든은 과거형 정치인이고, 샌더스는 분열적 정치인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안으로 지지할 명분이 없다"고 했는데, 이들에 대한 민주당 내의 불안감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다시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서 부족하지만 가장 안전한 선택이 바로 두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이유는 쇠락한 공업지대와 농장이 밀집한 중서부 경합주의 백인 블루칼라, 특히 남성 유권자의 마음을 잡았기 때문이란 게 정설이다. 선거전문가들에 따르면 2020년 대선 승부처 역시 중서부 노동자층에 있다. 바이든과 샌더스는 민주당 주자 중에선 상대적으로 백인·저학력·남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끄는 주자들이다. 과연 누가 트럼프와 맞서게 될 것인지, 오늘 아이오와 코커스가 바로 그 첫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