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마크롱, 지중해 연안 요새에서 24일간 휴가
스페인 총리도 가족, 반려견까지 데리고 3주 
'개인 시간''재충전'존중 문화, 제도적 보장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유럽 정상들이 속속 여름휴가를 떠나고 있다. 여름휴가를 재충전을 위한 필수적인 시간으로 인정하는 유럽 사회 분위기 때문에 대통령이라도 휴가엔 양보가 없다. 길게는 무려 3주 넘게 휴양지에 머무는 정상도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부인과 함께 프랑스 남부 브레강송 요새로 떠났다. 지중해 연안에 있는 이곳은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불린다. 그는 22일 국정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파리로 돌아간다고 계산하면, 24일을 휴가지에서 보내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여름휴가 기간(1~5일)보다 5배나 길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2일부터 22일까지, 3주간 쉰다. 부인, 두 딸, 반려견과 함께 휴양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 엘 콘피덴셜은 "왕의 거주지였던 '라 마레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이 고급 단지는 바다와 바로 연결돼있고 전용 수영장도 달려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산불로 고초를 겪은 도냐나 지역에 방문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여름휴가를 떠났다. 연방정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스케줄을 보면, 지난달 19일 이후 일정이 1개밖에 없다. 그는 부인과 독일 남부 알고우 지역으로 떠났다. 등산복 차림으로 산을 오르고, 근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현지에서 목격됐다고 한다.

유럽의 정상들이 2~3주씩 여름휴가를 가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유럽이 겪고 있는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폭염 등에도 꿋꿋하게 '긴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건 휴가를 '개인의 권리'이자 '재충전을 위해 필수적인 시간'으로 존중하는 특유의 문화와 닿아있다.

프랑스·독일 등 일부 국가는 대통령의 휴가를 '개인적인 일정'이라는 이유로 잘 공개하지 않기도 한다.

유럽은 제도적으로도 긴 휴가를 보장한다. 근로자들의 법정 연차를 살펴보면, 아이슬란드는 38일, 덴마크·프랑스는 36일, 이탈리아는 32일, 독일은 30일 등이다. 유럽연합은 회원국에 최소 27일의 유급 휴가를 부여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