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거짓말'산토스 연방하원의원 체포돼…사기·돈세탁 등 13개 혐의 기소

[뉴스분석]

최대 20년 선고 가능…본인은 무죄 주장
과거 女와 결혼 들통, '性정체성'도 의혹
"난 끔찍한 거짓말쟁이" 불구 사퇴는 거부 

가짜 학력과 이력 파문이 일었던 조지 산토스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이 10일 사기, 돈세탁,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산토스 의원의 각종 의혹을 수사해 온 뉴욕 동부연방지방검찰청은 산토스 의원을 13개 혐의로 기소한 직후 체포했으나 그는 5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는 사기 혐의 7건, 돈 세탁 혐의 3건, 공금횡령 1건, 의회에 거짓 진술한 혐의 2건 등으로 기소됐다. 산토스 의원의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선거자금으로 명품 쇼핑

공소장에 따르면 산토스 의원이 자신의 개인 계좌를 통해 선거자금을 세탁, 이를 유용해 명품 옷 구매와 자동차 할부금 납부 등 수천 달러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직장이 있으면서도 실업수당을 신청해 2만4000달러를 부정 수급한 혐의와 하원에 제출한 재산공개 서류에 소득과 자산 등을 거짓으로 적어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연방검찰은 "이번 기소는 산토스의 다양한 사기 음모와 뻔뻔한 사칭 행각에 대해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라며 "기소된 혐의들은 그가 연방 의사당까지 올라가고 재산을 불리기 위해 반복적인 거짓말과 사기에 의존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산토스 의원은 기소인부절차에서 판사의 결정에 따라 풀려날 가능성도 있다.

브라질 이민자 2세인 산토스는 공화당 소속으로는 이례적으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하고 지난해 11월 뉴욕주 롱아일랜드와 뉴욕시 퀸스 일부가 포함된 연방하원 제3선거구에서 승리해 워싱턴DC 의사당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간선거 이후 뉴욕타임스(NYT)가 산토스의 경력 대부분이 날조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기소 불구 하원직은 유지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바루크칼리지와 뉴욕대(NYU)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주장했지만 "어떤 고등교육 기관에서도 졸업한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에서 일했다

는 이력 역시 허위임을 시인했다. 동성애자라고 해 왔던 성 정체성 문제도 과거 여성과 결혼생활을 했던 게 드러나면서 이 또한 거짓 의혹이 제기됐다.

개인 이력 위조뿐 아니라 선거자금 유용을 비롯한 각종 사기 의혹도 불거졌다.

동물 구호단체를 만들어 성금을 모은 뒤 가로챘다는 보도가 나왔고, 지난 2008년 모국 브라질에서 훔친 수표를 사용한 혐의로 브라질 검찰의 사법 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 2월 BBC 인터뷰에서 “나는 끔찍한 거짓말쟁이였다”며 학력과 재산을 꾸며낸 점은 인정했지만, 선거 자금 유용 등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해선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각종 논란에도 사퇴를 거부하고 되레 재선 도전 의사까지 천명한 산토스 의원은 이번 기소에도 하원의원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 헌법은 반역 행위를 범하지 않는 이상 의원의 직무 수행을 막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