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의 젖줄' 템스강 '배설물 사태' 망신살
조정경기 선수들 "물에 똥만 없었어도 좋았을것"
민영화 이후 수질악화, 대장균 검출 허용치 10배

수도 런던을 포함해 영국 중남부를 가로지르는 '잉글랜드의 젖줄' 템스강이 배설물로 뒤덮여 망신을 사고 있다.
195년 전통을 자랑하는 옥스브리지 조정 경기 참가자들에게도 "노 저을 때 튀는 물도 조심하라"며 경고 조치가 내려졌을 정도다. 한 환경단체가 대회 구간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 검사룰 한 결과 대장균 검출량이 허용치의 최고 10배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남자 조정 경기가 열린 가운데, 경기에서 패배한 옥스퍼드대가 “물에 똥만 없었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템스강의 오염된 수질을 지적했다. 이날 영국 대학 조정 경기 주최측은 선수들에게 “템스강에서 높은 수준의 대장균이 확인됐으니 강에 절대로 들어가지 말고, 상처를 가리고, 배에 탈 때는 신발을 신어라”라고 알렸다.
수질 테스트 결과 물 100ml당 평균 2869CFU(세균수 단위), 최고 9801CFU에 이르는 높은 수치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영국 환경청 내륙 수질 허용치 기준(100ml 당 평균 1000CFU 이하)을 최대 10배나 뛰어넘은 수치다.

사람 및 동물의 대장에 서식하는 세균 중 하나인 대장균은 분면에 의한 오염 환경에서 종종 발견된다. 감염될 경우 복부 통증, 설사, 구토,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요로 감염, 급성 방광염, 바이러스성 장염, 식중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옥스퍼드 대학 보트 클럽(OUBC)은 “OUBC 남자 블루 보트 선수 3명이 대회 주간에 위장병을 앓았다”고 밝혔다.

이날 남자, 여자팀 모두 승리한 케임브리지 대학팀도 강물에 뛰어드는 세레모니를 생략했다. 조정 경기에서 우승하면 선수들이 콕스(키잡이)를 강물에 던지고 자축하는 것이 전통을 이어기자 못했다. 
1989년 영국 수도회사의 민영화가 이번 템스강 오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도회사들이 주요 하수처리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고, 처리되지 않은 하수를 강으로 직접 방류해 지금의 '똥물'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