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자유단체 부담…호주서는 대사 등 출장비 1억원 혈세 사용에 野 "사치"
지난달 14년간의 도피극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돼 세계적 화제를 모았던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52)가 영국에서 미국령 사이판을 거쳐 호주로 이동할 때 이용한 전세기 비용이 7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호주 외무부는 상원에 어산지가 호주로 돌아오는 데 들어간 비용을 공개했다.
당시 어산지는 영국 런던에서 미국령 사이판으로 이동한 뒤 재판을 받고, 고향인 호주 캔버라로 돌아오면서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비즈니스용 제트기 글로벌 6000을 이용했다.
호주 외무부는 어산지의 전세기 이용 요금이 78만1천480 호주달러(약 7억3천만원)라고 밝혔다.
또 어산지가 영국에서 사이판으로 갈 때 스티븐 스미스 영국 주재 호주 고등판무관이 동행했고, 사이판에서 호주로 돌아올 땐 스미스 고등판무관과 케빈 러드 주미 호주대사가 함께 했는데 여기에 든 출장비 및 전세기 이용 비용이 4만7천75 호주달러(약 4천375만원)라고 설명했다.
여타 외무부 공무원들 출장비 등도 총 5만5천403 호주달러(약 5천149만원)였다.
호주 정부는 이 중 어산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독일의 언론 자유 옹호 단체 '와우 홀랜드 재단'이 부담하기로 했지만, 두 대사와 다른 외무부 공무원 출장비는 정부 예산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에 야당인 데이브 샤르마 자유당 상원의원은 "지금까지 수행된 가장 사치스러운 '전시용 작전' 중 하나"라며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에 대한 스파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위해 막대한 세금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두 대사가 워싱턴과 런던에서 수행해야 할 중대한 임무가 있었을 것"이라며 "앨버니지 정부의 외교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페니 웡 외무장관은 "영국 법원에서 어산지의 보석 조건 중 하나가 스미스 고등판무관이 사이판까지 동행하는 것이었고, 러드 대사는 사이판에서 벌어진 재판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을 담당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두 대사가 호주에서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며 두 사람의 출장이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