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금전 지원 파악…고발장 접수 4년 만에 전직 대통령 수사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 전 대통령 부부의 계좌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최근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 대한 금융 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문 전 대통령 부부가 딸 다혜씨 가족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한 규모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로까지 이어진 것은 서씨의 특혜 채용 관련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4년 만이다.

2020년 9월 국민의힘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이후, 서씨가 이 전 의원이 만든 저비용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취업한 것을 문제 삼아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서씨는 과거 게임 회사에서 근무한 이력은 있었으나 항공업계 실무를 맡은 경험이 없어 당시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항공사 임원 자리에 오른 것을 두고 잡음이 나왔다.

검찰은 고발장 접수 이후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서씨의 항공사 취업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이 밖에 이 전 의원이 2020년 4월 총선 당시 전북 전주을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된 점 등도 서씨 취업과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올해 3차례에 걸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모두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이후 서씨에 대해 피의자 신분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계좌 추적용 영장에 기초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 밖의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jay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