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식 저출산 대책에 논란 일어

[러시아]

출산율 감소 대안으로
직장내 성관계 장려
러시아 출산율 1.4명

본처와 내연녀 사이에 최소 4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근무 중 휴식 시간을 이용한 성관계로 출생률을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나서 여성의 다산(多産)을 강조하는 등 저출생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영국 메트로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의 출산율 감소를 이유로 점심시간과 커피 타임에 직장에서 성관계를 갖도록 명령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의 보존은 우리의 최우선 국가적 과제다. 이것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러시아의 운명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프리모리예 지방 보건 장관인 예브게니 셰스토팔로프 박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직장에서 매우 바쁘다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아니라 궁색한 변명"이라며 "쉬는 시간에도 임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12~14시간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언제 아기를 만드느냐"고 묻자 셰스팔로프 박사는 "쉬는 시간에"라고 재차 답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런 릫대책릮까지 내놓은 것은 출생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 7월 합계출산율 1.4명을 기록했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을 한참 밑돌아 2050년이면 인구(현재 1억4000만여 명) 1억3000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됐다. 최소 100만명 넘는 국민들이 해외로 이주했고, 전장에서 목숨을 잃는 청년들도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모스크바시는 18~40세 여성을 대상으로 무료 가임력(可姙力)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임신중지(낙태)를 까다롭게 하고 이혼 비용을 높이는 등의 대책도 추진 중이다.
메트로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이 자녀를 많이 낳은 자신의 모범을 따르기를 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면서도 "그러나 문제는 그가 얼마나 많은 자손을 낳았는지 실제로 공개한 적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