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로제 신곡 '아파트'에 전세계가 들썩
뮤직비디오 1억뷰 돌파, 글로벌·미국 차트 석권

브루노 마스 "건배" 외치고 스타들 잇단 챌린지 
이젠 문학까지 '한국적인 것이 진정 세계적인 것"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최정상급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노래 '아파트(APT.)'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지난 18일 공개된 '아파트' 뮤직비디오는 발매 5일 만인 23일 유튜브 조회수 1억회를 넘어섰다. 발매 직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미국 차트 1위에 올랐다. 한국 여성 솔로 가수가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와 미국 차트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파트'는 한국 술 먹기 게임에 착안해 로제가 작사·작곡을 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술자리에서 많이 하는 게임으로 참가자들이 양손을 포개어 쌓고 맨 아래 손부터 하나씩 빼다가, 술래가 처음 외친 특정 숫자(층수)에서 손을 빼는 사람이 벌주를 마시는 놀이다. 
노래는 '채영이(로제의 한국명)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이라는 한국말로 시작한다. 곧이어 브루노 마스가 로제와 함께 "아파트, 아파트"라고 외치며 노래한다. 이 '아파트' 부분의 음정과 박자는 한국에서 유행했던 술자리 게임 '아파트'에서 그대로 따왔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브루노 마스와 로제는 이 노래를 하면서 실제로 손을 위아래로 교차하는 아파트 게임을 재현한다. 브루노 마스는 노래 가사 "건배 건배"를 한국말 그대로 부르고, 뮤직비디오에선 이 대목에 태극기를 흔들기도 한다.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같은 각종 소셜미디어엔 곳곳에서 '아파트'를 다 같이 부르거나 '아파트' 게임을 재현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독일의 클럽에서 '아파트' 노래가 나오자 이를 다 같이 따라 부르는 영상이 화제를 모았고, 브라질에서 열린 브루노 마스 콘서트에서 관객들이 다같이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는 모습도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 거리에서도 '아파트'가 밤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팝스타 찰리 푸스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아파트'를 따라 부르는 영상을 게시하며 유행에 동참했다.
노래 인기는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도 이어지는 중이다. 로제는 '아파트'를 발표한 직후인 20일 보그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영상에서 "'아파트'는 내 신곡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의 술게임"이라며 게임 동작을 소개했고 이어 "소맥은 아파트 게임을 할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술"이라며 직접 소주와 맥주를 섞어 소맥 한 잔을 만드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 300만회를 금새 넘어섰고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로제의 영상을 보고 처음으로 소맥을 만들어 마셔봤다"며 소맥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K 팝스타의 글로벌 히트곡을 타고 이젠 K 술게임과 소맥까지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88 서울올림픽 당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표어를 귀에 못박히도록 들으면서 사실 그것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진짜로 심지어 문학까지 '가장 한국적인 것'이 K 컬쳐로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