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의 '해리스 지지 선언' 막은 베이조스 
자신이 창업한 블루오리진 위해 거래 의혹
구글·애플·메타도 트럼프와 관계 개선 시도

진보 성향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소유주 제프 베이조스의 압력으로 오랜 관행을 깨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워싱턴포스트의 선언 직후 베이조스가 창립한 항공우주기업 블루오리진 임원진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베이조스가 자신의 사업을 위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트럼프와 거래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블루오리진 최고경영자(CEO)와 대관 담당 부사장은 지난 25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양측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회동이 WP 편집인 겸 CEO인 윌리엄 루이스가 '독자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WP는 이번 대선부터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거래 의혹을 낳고 있다. 
베이조스가 '해리스 지지' 사설 게재를 못하도록 한데 반발해 사임한 로버트 케이건 전 WP 총괄편집인 또한 "트럼프는 베이조스가 약속을 지키도록 기다렸다가 블루오리진 측을 만났다"며 "둘 사이에 '거래'가 있었음을 말해 준다"고 비난했다. 베이조스가 트럼프 요구대로 WP의 '해리스 지지'를 막았고, 트럼프는 재집권 시 모종의 혜택 제공을 약속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다른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도 트럼프 재선 가능성에 대비해 그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팟캐스터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전화해 자신이 지난 20일 펜실베이니아의 맥도날드에서 프렌치프라이를 만들고 드라이브스루에서 주문을 받을 것과 관련해 놀라움을 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차이 CEO가 통화에서 "이 맥도날드 건은 우리가 구글에서 경험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조스가 창업한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접촉했는데 한 소식통은 아마존이 통화를 요청했으며 "일반적인, 안부 전하는 성격"의 대화였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암살 시도가 이뤄진 이후 두 차례 통화했다. 당시 저커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에 대응한 방식을 존경하며 얼른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CNN방송은 대선이 초접전인 상황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거대 기술 기업 CEO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해 그와 다시 관계를 쌓으려고 한다고 풀이했다.